8월 소비자물가 이어 생산자물가도 농산물 중심으로 '급등'
제수음식 대부분 1년 전보다 ↑…오징어 2배, 조기·양파 등 50% 이상 급등
실질소득 7분기 연속 '악화'…서울시민 절반 "추석 성수품 값 안정됐으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올 추석 제사상에 오를 제수음식의 도매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와 양파, 달걀 등은 50% 넘게 올라 안그래도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 중 농산물 지수는 전월대비 14.2%나 급등했다. 2010년 9월(18.8%) 이후 6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물가를 의미한다. 소매가격을 뜻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 다소 선행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 유통구조 단순화로 선행성이 다소 약화되고 있다.
8월 생산자물가 상승은 폭염, 폭우 반복으로 채소, 과일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피망(190.9%), 토마토(102.1%), 배추(55.3%) 등이 특히 큰 폭으로 올랐다.
추석명절을 맞아 제사상에 오르는 제수음식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했을 제수음식으로 분류되는 품목 10여종 중 대부분이 오른 걸로 나타났다. 냉동오징어, 물오징어가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전년동월대비 104.5%, 63.4%씩 크게 올랐다.
조기(55.6%)와 양파(52.8%), 달걀(51.0%)가 50% 넘게 급등했다. 조기의 경우 국내산 참조기는 어획량 부족으로 품귀현상을 일어났고, 수입산 역시 가격이 2배 넘게 올랐다. 달걀은 살충제 파동이후 수요가 급감해 전월대비로는 13.9% 하락했지만, 연초 조류독감(AI) 여파가 유지되면서 1년전 보다는 가격이 올랐다.
배(34.3%), 무(27.2%), 김(29.8%), 돼지고기(16.6%), 건고추(13.4%) 역시 제사상 물가부담을 가중시켰다. 이외에 밤(1.8%), 명태건제품(1.5%) 등도 소폭 올랐다. 반면 풋고추(-19.5%), 닭고기(-17.1%), 쇠고기(-8.3%), 마늘(-7.2%), 사과(-0.5%)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소매가격을 의미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지난달 채소류를 중심으로 급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상승해 2012년 4월(2.6%) 이후 5년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농·축·수산물 가격으로 1년 전보다 12.2% 올라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꿀어올렸다. 특히 채소류는 22.5%나 올랐고, 수산물과 축산물도 각각 8.6%, 6.0% 상승했다.
이처럼 제사상 물가는 상승한 데 반해 소득은 줄어 올 추석 가계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분기(4~6월) 물가 상승을 감안한 가계의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1.0% 줄어든 423만1827만원으로 나타났다. 7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질 친 것으로, 소득·분배지표 역시 개선되지 않은 채 6분기째 악화됐다.
한편 추석을 앞두고 서울시민 절반 이상이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을 기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이 실시한 3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추석경기 진단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 중 52.4%는 추석 민생안정을 위해 바라는 과제로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 꼽았다. 그 다음은 소비심리회복(14.7%), 취약 소외계층 배려(12.9%) , , 먹거리 안전 강화(12.8%) 순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추석경기는 '작년 추석보다 나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6.1%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작년 추석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비율이 39.8%를 차지했다. 올해 추석경기가 작년 추석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14.1%에 불과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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