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제약업계 1980년대생 오너家 자제들 광폭 행보…젊은 피 수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8초

동화약품 윤인호·보령제약 김정균 등 경영 전면으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특유의 보수적 문화로 '은둔 경영자'가 많은 제약업계에 '젊은 피'가 수혈되며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주로 1980년대생으로 오너 2~4세인 이들은 외국 유학을 마치고 경영일선에서부터 착실히 수업을 받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수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회사를 꾸려온 선대들과는 달리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공격적 경영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최고(最古) 제약사인 동화약품의 '오너 4세' 윤인호 이사는 최근 친인척 강일구 씨로부터 회사 주식 11만5000주를 수증했다. 이로써 윤 이사의 지분율은 기존 0.47%에서 0.88%로 2배 가까이 늘어 향후 경영권 승계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제약업계 1980년대생 오너家 자제들 광폭 행보…젊은 피 수혈  동화약품 윤인호 이사
AD

1984년 생인 윤 이사는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동화약품에 입사했다. 회사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곧장 승진하는 타 제약사의 오너 자녀들과는 달리 영업현장에서 첫 발을 뗐다. 회사 관계자는 "필드감각을 읽혀야 한다는 윤도준 회장의 뜻에 따라 영업부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고 전했다. 이후 재경·IT실, 전략기획실을 거친 뒤 현재 생활건강사업 이사를 맡고 있다. 윤 이사의 누나 윤현경 상무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윤 상무는 지난해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액제소화제 '미인활명수'를 홍보하며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시도해 주목을 끌었다.


보령제약 오너 3세도 경영 전면에 나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보령제약그룹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인 김정균 전략기획실 이사를 보령홀딩스 상무로 승진시켰다. 1985년 생인 김 상무는 2013년 보령제약 이사대우로 입사한 뒤 3년만에 상무 직함을 달아 '초고속 승진'하며 일찍이 경영수업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약업계 1980년대생 오너家 자제들 광폭 행보…젊은 피 수혈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두 아들도 경영 최일선에 나서며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임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지난해 단독대표에 올랐고,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는 올해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경영보폭을 넓혔다. 장녀 임주현 전무는 글로벌전략 및 인적자원개발(HRD)을 담당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합리적인 스타일로 그룹사 전반적인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며 "임주현 전무는 최근 한미벤쳐스 사내이사에 올랐고 한미IT·한미벤쳐스 대표인 임종훈 전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내부 소통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제약업계 오너들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유독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세대가 교체되면서 이런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이란 관측이 많다. 녹십자 3세가 대표적이다. 허은철 대표가 경영전면에 나서기 전까지만해도 업계에서 그의 얼굴을 본 적 있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대표이사 취임 후에는 회사 비전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행보를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제약사 오너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반복적으로 생기며 이들의 행보가 크게 위축됐다는 시각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너 자녀들이 대외활동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각 제약사가 어떤 비전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게 됐다"며 "긴 업력에 비해 중소기업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차세대 경영전략을 짜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