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대차 흔들기…베이징자동차 "현대차와 합자 종료 고려"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 엠블럼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현대자동차의 중국내 합자 관계까지 흔들고 있다. 사드의 추가 배치로 우리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복 강도가 더 거세질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현대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자동차가 현대차와의 합자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다. 글로벌 타임스는 소식통을 이용해 베이징자동차가 비용 절감을 위해 대부분 한국 업체인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매출 감소로 베이징자동차는 타격을 받았지만 현대차는 한국 부품업체 덕분에 계속 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에 비싼 단가로 부품 공급을 몰아주는 식으로 현대차가 베이징현대를 이용해 홀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베이징자동차가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글로벌 타임스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소식통들이 익명을 요구했으며 베이징자동차와 베이징현대로부터 직접 입장을 듣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다른 악의적인 보도라는 게 현대차의 입장이다. 실제 사드 여파가 본격화된 올 2분기 현대모비스 중국법인은 적자를 기록했고 현대위아 역시 1분기 순익의 6배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며 상반기 적자 전환했다. 베이징현대는 사드 보복으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으며 납품 대금이 지연돼 부품사들이 공급을 중단, 일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합자회사의 재무권한을 가지고 있는 베이징자동차가 협력사들의 단가 인하를 요구하며 지급을 거부한 것이 대금 지급 지연의 원인이다.

일각에서는 베이징현대 판매 부진의 주원인이 사드 문제임에도 중국 관영 매체가 베이징자동차와 현대차의 갈등을 부추기는 보도를 통해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합자 종료의 경우 현실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합자 종료에 따른 청산 절차, 그동안 설립된 공장 등의 분배 그리고 다시 합자 파트너를 찾는 것 절차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쉽게 합자 종료에 나서긴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