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만 몰랐던 '함몰지진'…뒷북 발표 논란

중국 지진국,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비해 이틀 늦은 발표

5일 기상청이 발표한 6차 핵실험 관련 공중음파 분석 결과 (사진=기상청 제공)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추가 지진이 발생한 데 대한 기상청의 뒷북 발표가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오전 기상청은 지난 3일 오후 12시38분32초에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에서 4.4 규모의 추가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29분58초에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하고 약 8분30초가 지났을 때다. 기상청은 이를 함몰지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위치는 6차 핵실험 위치에서 남동쪽으로 약 7㎞ 떨어진 곳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국 지진국,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비해 이틀이나 늦었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보다는 하루 늦은 발표다. 중국 지진국과 USGS는 6차 핵실험 당일 각각 규모 4.6과 4.1 지진이 추가로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함몰지진은 가까운 지진계에서만 파악된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지진계는 400~600㎞ 떨어져 있어서 함몰지진 분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자연은 4일 오후 1시14분 함몰지진 분석자료를 기상청에 공유했다. 지자연 관계자는 "핵실험 당일에는 이와 관련한 자료를 분석하느라 경황이 없어서 추가 지진에 대한 분석이 어려웠으나 하루 지난 뒤에야 지진자료를 정밀하게 필터링하고 음파자료를 참고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함몰지진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4일 오후에도 "이상파형이 잡혀 필터를 적용하고 있지만 원시 자료로는 아직 (함몰 추정 지진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과학기술대학의 원롄싱 지진실험실 교수 연구팀은 5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의 폭발력(TNT 폭약 환산 기준)을 108Kt(1Kt는 TNT 1000t의 폭발력)으로 추정, 발표했다. 오차범위는 ±48Kt이다. 이 같은 추정치는 우리나라 국방부가 발표한 위력(50Kt)보다 두 배 이상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