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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침체 속 또 다가온 세일페스타…"차라리 안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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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앞두고 '축제' 준비 분위기 전무
중국인 관광객 급감, 규제 리스크 등 악재 산적


유통업계 침체 속 또 다가온 세일페스타…"차라리 안 했으면" 2017 코리아세일페스타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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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부 소비 진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름 같은 '축제' 분위기는 좀처럼 나지 않는다. 면세점 등 유통업체들은 올해 들어 불거진 각종 악재에 관련 행사를 펼칠 여력도 매출 신장 기대도 없는 상황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은 내달 28일부터 10월31일까지 진행되는 2017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유통업 규제 강화 움직임, 최저임금 인상 등 현안에 대응하기도 벅차 코리아세일페스타 대응 전략 모색은 언감생심이라서다.


특히 면세점업계는 지난 3월15일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관광상품 금지령을 내린 이후 급감한 매출을 만회하기에 급급하다.

한 면세점업체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관해선 아직 정부로부터 특별하게 제안 받은 것도, 스스로 모색하는 구체 방안도 없다"며 "이미 자체 할인·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쳐오고 있어 단기 소비 진작책에 열심을 다하거나 기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가뜩이나 업계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정부 실적 쌓기용 행사를 위해 추가로 일정·할인 품목 등을 짜내야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 때는 면세점의 실적이 가장 호조를 보였다. 롯데·신라·신세계·JDC·동화·갤러리아·HDC신라·SM·두타 등 9개 업체의 행사 기간 매출액은 1조1300여억원으로 2015년 행사 대비 36.6% 뛰었다. 참여 업태 중 매출 신장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밀려든 덕이다.


올해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상반기 381만6756명에서 1년 새 225만2915명으로 41.0% 축소됐다. 중국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방한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3월15일)한 3월부터 6월까지만 놓고 보면 하락 폭은 더욱 커진다. 274만8367명에서 109만6882명으로 60.1%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면세점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5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깎였다. 롯데면세점 1분기 영업이익이 372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2분기에 298억원 적자를 본 셈이다. 2위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은 1조7182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31억원에서 249억원으로 42.1% 줄었다. 이 밖에 대다수 신규면세점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면세점 매출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자 선정 특혜 파문까지 불거져 회복세는 더욱 요원해졌다.


실적 부진과 정부 규제 강화 조짐에 떨고 있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역시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시큰둥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만만한 유통업체들만 규제의 칼날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동시에 소비 진작 행사에도 동원되고 있다"며 "말마따나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를 보려면 주요 제조업체들에 제품 출고가 인하를 종용해 행사 할인율을 높여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통업계의 불만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그대로 있기보다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해 함께 붐을 일으키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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