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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포비아⑤]공급 감소·기피 현상…가격 상승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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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높은 수준의 친환경 제품 찾는 소비자들


[케미포비아⑤]공급 감소·기피 현상…가격 상승 불가피 바구니에 담긴 계란.(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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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각종 '포비아'(공포증)로 인한 공급 감소, 더 높은 수준의 친환경 제품 니즈(needs) 등은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데이터를 보면 25일 기준 계란 30개들이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가는 6864원으로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4일 7595원에 비해 731원(9.6%) 떨어졌다. 평년 가격(5577원)보다는 23.1% 높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 가격(5381원) 대비론 27.6% 비싸졌다.


aT는 지난 15일 사태 발생 후 16, 17일 이틀 동안은 계란 평균 소매가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통업체들의 연이은 취급 중단,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른 판매 재개 등 시장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공표된 소매가는 18일 7358원, 21일 7445원으로 잠시 들썩이다가 22일 7431원, 23일 7212원, 24일 6886원, 25일 6864원으로 완연한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수요 감소 때문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국내 주요 대형마트의 계란 매출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 전수조사 결과 발표 이후 '문제 없는' 계란만 판매함에도 소비자들은 불신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유통업체 매대에서 팔리지 않으니 산지가 역시 급감세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데이터를 보면 지난 14일 1781원이었던 특란 10개 산지 가격은 사태 발생 뒤인 18일 1727원, 21일 1698원, 22일 1561원, 23일 1541원, 24일 1487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모두 제품 판매가까지 내렸지만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전국 재래시장 계란 가게에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양계농가, 중간상인, 소매업체 할 것 없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조만간 사태가 진정되면 계란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리란 관측도 많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은 국내에서 상상 이상으로 소비된다"며 "계란 혐오에 따른 수요 위축은 불과 한 달 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안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최모(37·남)씨는 "식당 등 무조건 계란을 써야 하는 집들은 판매 중단 때조차 제품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며 "일반 소비자는 아직 모르겠지만 다수 자영업자들에겐 공포증·수요 감소가 별로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케미포비아⑤]공급 감소·기피 현상…가격 상승 불가피 살충제 파동 이후 대형마트 계란 매대 모습.(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 조짐은 당장의 '에그포비아'(계란과 공포증의 합성어)보다 더 큰 리스크다. 계란 평균 소매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 9000원대까지 올랐다. 각종 정책 노력에도 기대만큼 공급·가격 안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된 영향이 너무 컸다. 그러다 여름을 맞아선 더위를 먹은 산란계가 알을 평소보다 적게 낳아 공급량이 더 줄었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은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부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만 유통되기 때문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식품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당장은 계란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추석을 앞두고는 1억개 정도의 계란이 필요하므로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떨어지는데 어느 것이 더 크게 감소하는지 하루에 두 번씩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한편 2016년 옥시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시중 판매 제품 불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아예 친환경 사육 환경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온전히 천연 성분으로 이뤄진 상품만 쓰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강원도에서 토종닭·오골계 20마리 정도를 방목사육하는 A씨는 요즘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에게 계란을 1개 700원에 팔고 있다. 일반 산지가보다 5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A씨 농장 계란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A씨는 "사람들이 여기 산골짜기까지 계란을 사러 이틀에서 사흘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방문한다"며 "진짜 친환경이란 게 눈으로 확인되니 계란에 닭똥이 묻어 있어도 개의치 않고 사간다"고 전했다. 전라남도 보성에 사는 농민 B씨는 "재미로 20마리 정도 닭을 키우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도시 사람들이 와서 계란을 팔라고 하더라"며 "시세를 잘 모르는데, 일단 개당 500원씩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규모 농가에도 개별 소비자들의 거래·택배 요청이 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화학제품을 첨가한 생활용품 판매는 줄어든 반면 천연 세제를 만드는 재료들의 매출은 늘었다. 친환경 세제와 유기농 제품에 대한 판매도 상승세다. 해당 제품들은 일반 시판 제품보다 최대 10배가량 비싼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린다. 결국 시중에서 공산품은 공급이 줄어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게 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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