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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정부 헛발질 속 이른 재판매…"선택은 소비자가 해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3초

'뒷북' 정부의 계속 헛발질…혼란 키워
유통업계, 판매 속속 재개…여전한 불신 속 이르다 지적도

[살충제 계란 파동]정부 헛발질 속 이른 재판매…"선택은 소비자가 해라"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에서 만든 '08마리' '08LSH' 계란(사진=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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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살충제 계란 공포에 대한민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모든 산란계 사육농가 전수조사를 실시하면서 '살충제 계란' 추가 검출에 대해 속속 발표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헌데 살충제 계란에 대한 검사나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나 '뒷북' 지적을 받은 정부는 16일 산란계 농장에 대한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잘못된 정보를 쏟아낸 후 오류를 바로잡느라 분주했다.


유통·외식업계는 정부 조사 후 안정성이 입증될 때까지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가 이후 안정성이 입증되면서 판매를 재개하는 등 분주했다. 이 같은 우왕좌왕에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됐다. 소비자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계란 재판매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음에도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란 판단에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살충제 계란' 조사 결과가 일부 발표되면서 판매를 중단했던 대형마트와 편의점, 외식업체들이 안정성이 입증됐다며 전날 오후부터 속속 판매를 재개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는 16일 오후 전국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재개했다. 이마트는 협력회사의 약 80%가 살충제 성분 검사결과 적합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살충제 계란 파동]정부 헛발질 속 이른 재판매…"선택은 소비자가 해라" (사진=아시아경제 DB)


GS25에 이어 세븐일레븐, CU 등 편의점도 이날 계란 판매를 재개했다. GS25 측은 "GS25에 계란을 공급하는 이레팜과 산청양계, 세양 등이 정부 검사 결과 '판매 적합' 통보를 받아 일단 생란부터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공란의 경우 추가 확인이 완료되는 대로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안전한 계란 판매를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에 계란을 공급하는 풀무원, 신일, 오경농장 등이 정부 검사 결과 판매 적합 통보를 받았기 때문. 우선 생란, 가공란이 판매 재개 대상이다


CU도 정부 안정성 확인이 끝난 제주 지역을 시작으로 생란 판매를 재개했다. 조사 추이에 따라 타 지역으로 판매 재개 조치를 확대한다.


'에그머핀'을 주요 메뉴로 내세운 맥도날드도 정부의 검사 결과에 따라 판매 재개했다. 앞서 이 회사는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맥머핀 종류 중 계란이 포함된 품목과 '골든 에그 치즈버거'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이날 공급업체에 대한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오면서 관련 제품을 다시 판매하기로 한 것.


[살충제 계란 파동]정부 헛발질 속 이른 재판매…"선택은 소비자가 해라"


유통 및 외식업체들의 이 같은 발빠른 움직임 속 정부의 혼란스러운 발표는 소비지들의 불신감만 더 키웠다. 정부는 15일 전북 순창의 친환경 농가의 계란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됐지만 기준치 이하여서 회수·폐기조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16일 백브리핑에서는 이를 뒤집었다. 친환경 인증 농가는 비펜트린도 사용해선 안 된다고 밝힌 것. '친환경' 마크 계란은 닭에 사용이 금지된 맹독성 살충제인 '피프로닐'뿐만 아니라 비펜트린을 포함한 모든 농약 성분 자체가 조금이라도 나와선 안 된다는 의미다.


결국 정부가 친환경 인증 농가와 일반 농가를 구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기준치'에만 집착하는 사이 국민에게는 잘못된 정보가 흘러들어 간 셈이다.


또 농식품부는 산란계 농가 1차 조사 결과 보도자료에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농장에서 비펜트린이 추가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검출이 확인된 농가는 광주가 아닌 경기도 양주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대형마트, 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 105개소의 계란을 수거한 결과 84개소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으며 닭에 사용 자체가 금지된 피프로닐 성분은 현재까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계란 제품 105개를 수거한 것이고, 실제 조사를 한 업체 수는 49개소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의 판매가 재개된 터라 소비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살충제 달걀 농가가 추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달걀 판매 재개 시기가 다소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양계업계는 문제가 된 살충제는 효과가 강력해서 농가에서 닭 진드기 퇴치를 위해 공공연히 사용돼 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만 살충제 계란 30만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유통 경로는 아직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동네 슈퍼에서는 한 번 납품받은 계란을 폐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여전히 판매를 하고 있었다"며 "안전하다고 마트에서도 판매가 재개됐는데, 결국 선택은 소비자가 해야한다는 의미같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전국 모든 산란계 사육농가에 대한 살충제 전수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남양주 농장에서 피프로닐이 추가로 검출됐지만 조사 대상 243곳 중 241곳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의 계란에 증명서를 발급해 정상 유통할 방침이다. 이들 농가의 공급량은 전체의 25%쯤이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전국 산란계 농장 1456곳을 전수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18일쯤이면 모든 산란계 농장의 정상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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