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의회 "저비용항공사, 진짜 '저비용' 맞나"

대형항공사와 큰 차이 없거나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저비용항공사(LCC)의 운임이 실제론 대형항공사(FSC)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8일 저비용항공사가 낮은 요금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형항공사와 큰 차이가 없거나, 유료서비스 가격 포함 시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가 김포-제주 구간의 성수기 주말 항공권 가격을 조사해 보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1만3200원·11만9200원,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은 10만1200∼10만4100원이었다. 대형항공사가 저비용 항공사보다 최대 17.7% 비쌌다.

그러나 위탁수하물 규정 등을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형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이 20㎏까지 허용되며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이 15㎏까지만 허용되고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도 7000∼1만원의 추가 요금이 든다. 만약 저비용항공사의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수하물 무게가 20㎏이라고 가정하면 1만7000∼2만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이 경우 최종 요금이 11만1200원∼12만3900원으로 대형항공사보다 1.4∼9.5% 비싸진다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협의회는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권 가격이 오히려 높은 경우가 발생하므로 실제로 저가 항공권이라 할 만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초 저비용항공사들은 일제히 국내선 운임을 인상하면서 '물가상승분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이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2012년 대비 2016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76.9∼2623.4%에 이르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저비용항공사는 대형항공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운임을 인상하고 유료화한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 있다"며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