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전임 총장과는 사뭇 다른 취임 초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문 총장은 여름휴가 일정으로 만나지 못한 여야 정당 대표를 조만간 찾아갈 예정이다.
문 총장은 취임 나흘 만에 경찰청을 방문해 이철성 청장과 경찰 간부들을 직접 만났고, 이달 초에는 사흘 연속 국회를 찾아간 바 있다.
특히, 문 총장의 경찰청 방문은 검ㆍ경 수사권 조정 논란 속에서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파격 행보로 분류된다. 상견례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흘에 걸친 국회 방문 또한 흔치 않은 일이었고, 전임 검찰총장들과도 확연히 구별되는 동선이다.
이번 주 문 총장은 지난 주 휴가로 자리를 비워 만나지 못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문 총장은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 대표를 직접 수사한 '악연'이 있다.
이외에도 문 총장의 취임 3주차에는 서울중앙지검 2, 3차장 등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조직개편 등이 예고돼 있다. 기수파괴 '물갈이 인사'와 '우병우 라인'에 대한 문책성 인사 여부,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 축소 또는 폐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축소 등 중간간부 인사와 조직개편 방향에 따라 문 총장의 '검찰개혁'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전임 총장과는 구별되는 파격 행보에도 불구하고 문 총장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줄곧 검찰개혁 의지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권위주의 문화와 거리두기, 외부로부터의 견제·점검을 강조한 문 총장과 달리 앞선 총장들은 취임 초반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2015년 12월2일 취임해 1년 5개월간 재직한 김수남 전 총장은 취임식 때부터 불법ㆍ폭력시위 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공안역량 재정비를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의 이 같은 태도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과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故) 백남기씨 사건 처리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취임 초 외부일정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채동욱 전 총장의 후임으로 지난 2013년 12월 검찰 수장에 오른 김진태 전 총장의 경우도 취임 당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결연히 맞서겠다"고 강조했고, 당시 벌어졌던 철도파업에 대해 강경대응에 나서는 등 공안에 치중하는 모습을 바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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