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예측 알고리즘 현장 도입 결과
총격사고 발생률 최대 39% 감소
특정 지역에서 범죄 발생 가능성 높다고 알려줘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범죄가 일어날 장소, 시간, 예상 범죄자를 예측해 해당 용의자를 사건 발생 전 미리 체포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의 만남으로 도시 전체에서 범죄가 발생할 수가 없다. 이를 가능케 해주는 시스템인 '프리 크라임'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가 현실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시카고 지역에서 범죄 예측 프로그램을 활용, 범죄율이 감소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시카고 경찰은 올해 1월 우리 말로 '예감 실험실'이라는 이름의 헌치랩(Hunchlab) 알고리즘을 실제 업무에 활용했다. 시카고 경찰청에 따르면 7번구에서 일어난 총격 사고 발생률은 시스템 도입 후 전년 대비 39% 줄었다. 다른 3개 지역에서도 총격사고가 15~29% 가량 줄었으며 살인사건도 9~18% 가량 감소했다.
이 지역 경찰관들은 시카고 남부에 위치한 경찰 본부에서 커다란 화면 속 디지털 지도를 살펴본다. 이곳에서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향후 특정 지역에 범죄가 발생할 것이라고 알려준다. 특히 예전에 벌어진 강·절도 사건의 유형과 범행 시간 등을 지도에 표기해 실시간으로 인근 지역을 도는 경찰에게 알려주고, 경찰관은 미리 해당 지역을 주시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케네시 존슨(Kenneth Johnson) 경찰 관계자는 "범죄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실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시카고 경찰청은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600만달러를 투입했다. 이미 미국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밀워키, 덴버, 워싱턴 등에서는 이 기술을 실전에서 활용하고 있다.
아직 영화처럼 미리 실제 사고를 예견하고, 사고를 일으킬만한 사람을 특정해서 보여주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벌어지지 않은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예측 프로그램인 만큼 사생활 침해에 따른 '빅 브라더' 우려도 있다.
조나단 르윈 시카고 경찰청 관계자는 "다음에 어디에서 총격전이 발생할지에 대해서 말해주는 시스템은 아니다"며 "단지 도구로서 작동을 하고 있으며, 경찰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