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SK테크엑스 앱' 뮤직메이트'
효과적 고객 공략 위해 빅데이터 무기
T멤버십 50% 할인 프로모션도 톡톡한 효과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멜론, 벅스 등 쟁쟁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장을 주름잡은 지 수년째. 여기에 도전장을 낸 곳이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테크엑스가 지난 1일 선보인 애플리케이션(앱) '뮤직메이트'가 주인공이다. SK텔레콤의 성장을 이끌 또 하나의 콘텐츠로 부각될 조짐이다.
여러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지만 사실 각각의 큰 차이는 없다. 상위 100곡 음원차트와 음원 검색, 추천 음원이 주된 기능이다. 이에 혜택을 많이 주는 서비스로 옮겨 다니는 '메뚜기족'이 많다.
뮤직메이트 개발을 맡은 김순원 매니저는 빅데이터에 주목했다. 늦게 시장에 뛰어든 만큼 효과적으로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SK테크엑스는 SK플래닛에서 분사되기 전부터 '호핑', 'T스토어' 등을 운영하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자체 엔진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를 활용한 것이다.
뮤직메이트는 음원소비와 요금 분석을 통해 2900원에 음원을 300회 들을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이며 차별화했다. 보통 타사는 무제한 스트리밍 요금제를 7000원에 운영하고 있다. 사실 업체로서는 무제한 스트리밍 요금제가 횟수별로 지급하는 요금제보다 훨씬 이득이다. 그는 "고객의 80%는 한 달에 300회 정도 음악을 듣는다"며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은 사실상 낭비"라고 말했다.
횟수별 요금제로는 1곡당 스트리밍 업체가 음원 권리자에 8.4~9원을 지급한다. 300번을 다 듣는다면 2520~2700원을 음원 권리자에게 주는 것이다. 반면 무제한 스트리밍 요금제는 7000원의 60%인 4200원을 지급한다. 그는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으로 소비하도록 이 같은 요금제를 출시했다"며 "큰 업체에서는 매출 감소 등을 우려해 내놓기 어려운 요금제"라고 말했다.
기능적인 요소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특징이다. 뮤직메이트는 원래 각각의 콘셉트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들려주는 라디오 앱이었다. 그동안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미 뮤직메이트는 1만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구축했다.
앞으로 고객이 만들어놓은 플레이리스트에서 더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지, 시간대별로 자주 듣는 노래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음악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선보일 수 있다.
SK텔레콤의 후방 지원도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52요금제 이상 가입고객에게 뮤직메이트를 무료로 제공하며, T멥버십 가입 고객 전원에 50% 할인 쿠폰을 주고 있다. 연계 프로모션 시행 후 2주 만에 가입자가 30%가 늘었다. SK텔레콤은 업계 1위 서비스인 '멜론'도 이 같은 전략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이 매니저는 "기존 사업자와 똑같이 해서는 경쟁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요금제를 기획한 것"이라며 "기술 회사인 만큼 그동안 쌓아온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으로서는 자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3년 공정거래법 지분 규제에 따라 멜론을 보유한 로엔을 2600억원에 홍콩계 사모 펀드에 넘겼다. 카카오는 2016년 3월 로엔을 인수했으며, 현재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멜론을 탑재할 방침이다. 향후 SK텔레콤이 출시할 다양한 AI 기기에 멜론이 탑재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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