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마지막 달동네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이 도시재생을 기반으로 정비가 이뤄진다. 이달초 새 사업시행자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지정하며 8년만에 사업을 재개한 후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전면철거와 도시재생을 병행해 지역 주민 특성에 맞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백사마을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계획안과 맞춤형 주택공급·관리를 위한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에 대한 수립에 나섰다. 사업지는 전면 재개발 부지와 주거지 보전 구역으로 나눠 추진하는 게 골자다. 기존 세입자의 재정착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방침이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서울 도심부 개발로 쫓겨난 철거민이 이주한 정착지다. 2009년 5월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시행사로 선정됐지만 사업성 저하로 지난해 손을 뗐다. 하지만 이달초 8년여만에 새 사업자로 SH공사가 선정돼 다시 궤도에 오르게 됐다.
서울시는 사업부지(18만8900㎡)를 주택재개발사업지역(9만6587㎡)과 주거지 보전 구역(4만2773㎡)으로 나눠 검토하기로 했다. 이중 재개발 사업지에는 최고 20층 이하, 공동주택 21개동, 1720가구를 계획했고 주거지 보전 구역에는 1~3층 698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백사마을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안은 이달 중 마무리된다. 지난달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도시재생 활용 모델과 관련 규정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 용적률, 동거리, 도로사선 제한 등에서 완화 혜택을 받아 창의적인 설계가 가능해진다. 서울시가 주거지 보전 구역을 도시재생으로 정비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높이 혜택을 포함한 주거지 재설계를 통해 떨어진 사업성을 최대한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우선 각 가구별 소득수준과 월평균 수입 등을 추가 조사해 분양과 임대 비율을 정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은 세워졌다. 다양한 주택을 공급해 현 입주민 재정착률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현재로서는 국내외 주거지 보전 사업에 도입된 사례들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가양동 육아협동조합, 만리동 예술인주택, 홍은동 청년협동조합주택 등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주택, 예술촌과 같은 입주 대상에 따른 주택이나 쉐어하우스, 두레공동주택과 같은 용도에 따른 주택 등도 거론되고 있다.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등 개발 방식에 따른 방안과 기존 영구임대주택 등도 활용 대상에 올랐다.
이 과정을 통해 직영 혹은 위탁 등의 운영 방식도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임대주택은 입주자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산정하고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주거생활비 부담 경감 방안도 넣을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5800억원 규모다. 분양 수익금으로만 3000억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으로 사업시행자인 SH공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입주민 조사를 마치고 내년부터 단계별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완공 시점은 2024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간 방치돼 주거환경이 극도로 열악해진 만큼 조속한 전수조사를 통해 현 입주민을 위한 정비·이주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새로 거주할 입주민들과의 융합 방안도 마련해 재개발과 도시재생이 성공적으로 병행된 사업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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