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민물장어 덮밥 도시락
쫄깃한 식감·짭조름한 소스 '감탄사' 절로…종일 든든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어휴, 기운 빠져!"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요즘. 너무 후텁지근해 점심 먹으러 밖에 나가기가 겁난다. 입맛도 통 돌지 않는다.
점심 약속이 없던 지난 13일 혼자 이글거리는 거리로 나와 무작정 가까운 GS25 편의점에 들어갔다. '도시락이나 먹을까', '가뜩이나 몸도 허한데 편의점 도시락이 웬 말이냐' 내적 갈등을 겪던 중 황금빛 자태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장어 민물장어 덮밥 도시락이었다. 맞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 장어다. 일식 전문점에서나 파는 장어 민물장어 덮밥이 편의점에 있어 당황했고 그 가격에 또 놀랐다. 1만900원. 보통 편의점 도시락이 3000~4000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집어 들기 부담스런 가격이다. 게다가 바로 옆엔 절반 정도 가격(5900원)의 통장어(바다장어) 덮밥 도시락이 쌓여 있었다. '이왕 먹게 된 보양식, 더 비싸고 맛 좋다는 걸로 사 보자'는 생각에 결국 딱 1개 남은 민물장어 덮밥 도시락을 선택했다.
매장에서 상시적으로 파는 통장어와 달리 민물장어 덮밥 도시락은 원래 예약 주문만 가능하다. GS25 애플리케이션 '나만의 냉장고' 전용 상품이다. 지난 4일 장어 덮밥 라인을 출시한 GS25는 초복(12일)을 맞아 앞 뒤 3일 간 오프라인 점포에도 민물장어 제품을 풀었다.
도시락을 고이 모시고 편의점 지하에 마련된 '편도족'(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 공간으로 내려갔다. 도시락 뚜껑을 벗기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민물장어 구이가 나타났다. 당귀, 감초 등 한약재를 담은 특제 소스가 구석구석 촉촉하게 발려 있었다. 장어구이 밑에는 그냥 흰쌀밥이 아닌 우엉볶음밥과 달걀 지단이 깔렸다. 전자레인지에 2분여 동안 데운 뒤 장어부터 날름 한 입 먹었다. 일식집에서 먹던 맛과 흡사하다. 쫄깃쫄깃한 민물장어의 식감이 짭조름한 소스와 어우러져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했다.
이번엔 우엉볶음밥, 달걀 지단, 장어 구이를 한꺼번에 씹었다. 자칫 짤 수 있는 장어구이 맛을 담백한 우엉볶음밥과 고소한 달걀 지단이 잘 보완해줬다. 민물장어는 바다장어에 비해 좀 더 기름지다고 알려져 있다. 서너 입 먹다가 살짝 느끼해진 속을 달래기 위해 초생강과 락교를 집었다. 아뿔싸. 시원하게 먹어야 할 초생강·락교가 뜨끈하다. 덮밥을 데울 때 분리해 놨어야 했는데 깜빡 잊은 것이다.
큼지막한 꼬리를 마지막으로 밥과 함께 입에 넣었다. 한 마디로 '훌륭한 한 끼'였다. 장어 등 보양식의 효과에 대해선 이견이 있지만 맛있고 든든하면 된 거다. 이날 864㎉나 되는 고열량 민물장어 덮밥 도시락을 먹은 덕에 오후 내내 배가 불렀다.
현재 경쟁 편의점인 CU도 풍천민물장어 도시락(9900원)을 팔고 있다. 자칭 장어 덮밥 도시락 전문가라는 박원규(32·남)씨는 "GS25 도시락에 든 장어가 CU 것보다 큼지막하고 두꺼워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좋다"며 "다만 GS25 도시락 민물장어 원산지가 중국(CU는 국내산)이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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