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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민원에 우리도 숨 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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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민원 담당 부서 "하루 수백 건 처리"

"미세먼지 민원에 우리도 숨 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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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전화·인터넷·서면 등 다 합쳐서 저한테 오는 민원만 하루에 50~60건입니다. 여러 명이 나눠서 하는데도 이 정도네요. 부서로 따지면 하루에 수백 건은 될 겁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소속 공무원 A씨는 요새 미세먼지 민원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민원이 너무 많아서 정확한 통계를 낼 수조차 없다"며 "정책 개발하고,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것도 많은데 민원 대응 업무에 상당한 시간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민원도 크게 늘고 있다. 관련 공무원들은 백기를 든 상태다. 환경부에서 미세먼지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B씨는 "미세먼지 민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업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온다"며 "인력은 한정됐는데 민원이 계속되니 집에도 못 가고 일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라고 얘기했다.

미세먼지 관련 민원은 2013년까지만 해도 그리 많지 않았다. 당시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이후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민원도 늘었다는 게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올해는 유독 민원이 더 많은 편이다. 국가별 공기 질을 측정해 공개하는 '에어비주얼'에서 지난 3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2위를 기록한 뒤 '더 이상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게 시민들의 분위기다.


온라인 민원도 크게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 국민신문고를 통해 들어온 미세먼지 민원은 총 770건이다. 지난해 총 민원의 82%다. 5월 중순인 지금은 지난해 총 민원 건수를 넘겼을 것으로 환경부 관계자는 예상하고 있다. 통계에 넣지 못한 전화·서면 민원까지 합하면 그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맘카페나 미세먼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오늘 미세먼지 민원 넣고 왔습니다', '다른 분들도 민원 동참해 주세요' 등의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민원 신청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글도 눈에 띈다. 전화나 방문, 서면 대신 간단하게 민원을 넣을 수 있는 국민신문고 어플리케이션을 추천하기도 한다.


미세먼지 민원 중 하나는 초미세먼지(PM2.5) 측정기 설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도 입자가 작고 인체에 해롭지만 측정기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1월까지 광주시를 비롯한 11개 시·군에 초미세먼지 측정기가 없었다.


교육청에는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잦다. 하루에 4~8시간씩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확보 후 공기정화장치 연구 용역사업을 추진해 학교에 적합한 방안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공기청정기를 기증하겠다는 민원도 있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환경부에 미세먼지 민원을 한 적이 있는 이모(40)씨는 "제대로 된 대책이 없으니 불안한 마음에 자꾸 민원을 넣게 되는 것이다"라며 "지금부터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될 때까지 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니 그 시간이라도 줄여보고자 하는 바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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