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유제훈 기자] 초접전 양상을 보였던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가 공식 선거운동 시작 1주일만에 흔들리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17일 이후 전화면접 방식을 통해 조사된 7개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37.5(조선일보·칸타코리아)~43.8%(CBS·리얼미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은 26.4(조선일보·칸타코리아)~32.3%(CBS·리얼미터)로 나타났다.
문 후보 지지율은 4개 조사에서 39~40%에 집중돼 있고, 안 후보 지지율은 4개 조사에서 30~31%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 값을 빼면 문 후보 지지율은 40%, 안 후보 지지율은 30%에 형성돼 있는 셈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6.5(문화일보·엠브레인)~11.5%포인트(조선일보·칸타코리아, CBS 리얼미터)로 모두 오차 범위를 벗어났다. 문화일보 조사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10%포인트 내외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 후보 지지율은 소폭 상승하거나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안 후보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처시 본부장은 “문 후보 지지율 40%는 상수(常數)로 봐도 될 정도로 단단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비문재인 성향 지지자들이 결집한 안 후보 지지층은 충성도가 약하다”면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안 후보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고 안 후보가 TV토론에서 기대에 못 미치면서 안 후보 지지층 중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떨어져나갔다”고 말했다.
원내 5당 후보 5명이 완주할 경우 표가 분산돼 1위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을 때 45% 득표율이 당선권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40%까지 지지율을 다진 문 후보 입장에서는 남은 5%포인트가 대권을 거머쥐기 위한 ‘매직넘버’인 셈이다. 반면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지지율을 40% 초반으로 묶고 3위 이하 후보의 합산 지지율을 15% 정도로 묶어야 대역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지지율 반등을 위해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상왕(上王) 논란에 휩싸인 박지원 대표가 22일 전남 목포유세에서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일체의 임명직 공직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 지지율 확산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된다)’프레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안 후보는 선거 운동 궤도를 수정하기로 했다. 주적(主敵) 논쟁, 햇볕정책·대북송금사건 평가 등에서 보여준 '우클릭' 행보로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자신의 강점인 '미래'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하기로 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지세를 회복하면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5월 3일 이후)에 다다르게 되면, 유권자들은 과거의 관성처럼 보수-진보의 대립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의 열망을 담아 낼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라는 관점에서 안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본부장은 “안 후보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보수층에게는 대북, 안보 이슈와 관련해 주도권을 쥐는 모습을 보이고, 호남 유권자들을 향해서는 문재인 후보 주변을 둘러싼 친노, 친문 패권주의를 부각해야 한다”면서 “남은 TV토론에서 문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고 자신의 강점을 부각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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