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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털어 창업했는데" 사라지거나 반짝하거나…쪽박찬 자영업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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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브랜드가 최고 전성기 누리는 기간은 6개월"
생과일주스점, 대왕카스텔라, 무한리필 주점 등 인기있다하면 우후죽순
이미 유행탄 지 1년 지났을 때 유사브랜드 난립…폐점 속도 앞당기는 자충수

"퇴직금 털어 창업했는데" 사라지거나 반짝하거나…쪽박찬 자영업자(종합) 산처럼 쌓인 업소용 가스렌지. 주인 잃은 주방기기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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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1만2500원에 치킨, 감자튀김, 닭발, 오돌뼈, 닭똥집, 계란찜, 콩나물국까지 무한이니까 손님은 많죠. 지금이야 싼값에 먹으려는 손님들로 북적거리지만 언제 꺾일지 모르니 불안합니다."

안주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주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요즘 유행하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 브랜드들은 수명이 짧다는 우려도 있지만, 당장 살아남기 위해선 트렌드를 좇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억여원을 들여 저가형 A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낸 한모씨도 비슷하다. 한씨는 "겉보기에는 줄 서서 사먹으니 장사가 엄청 잘되는 것 같지만, 매출 볼륨만 크고 손님만 많아보일 뿐 정작 손에 쥐는 돈은 그야말로 하루 종일 팔아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행이나 인기에 따라 매장을 내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연어회 전문점은 문을 연 지 1년 만에 폐점했다.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연어 요리가 인기를 끌자, 동일 상권에만 연어 판매점이 2~3곳으로 늘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고깃집에서도 연어회를 판매하는 등 일반식당과도 메뉴가 겹치고, 간판명까지 유사한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셈이다.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점포개점이 지나친 유행 위주로 이뤄지면서 가뜩이나 짧은 생명력이 더욱 단축되고 있다. 불안정한 경기에 단기간 내 수익을 내려다보니 반짝 열풍에 휩쓸린 창업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행타는 아이템들은 '미투 브랜드'가 범람하기 쉬워 결국 폐점 속도를 앞당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벌꿀아이스크림, 생과일쥬스, 대왕카스텔라, 핫도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퇴직금 털어 창업했는데" 사라지거나 반짝하거나…쪽박찬 자영업자(종합)


1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불과 1년만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9개의 핫도그 전문 브랜드가 생겨났다. 선두 브랜드가 각 매장마다 줄 서서 먹을 정도의 폭발적인 고객반응을 보이자, 단기간에 비슷한 콘셉트의 업체들이 뛰어든 것. 이들 9개 브랜드의 매장 수만 해도 이미 10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버거업체 역시 가맹사업자로 등록된 브랜드 수는 국내 5대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 총 30개에 이른다. 이중 절반 이상인 16개 업체가 최근 2년 사이 생겨났 다. 소규모 버거전문점들까지 합치면 버거매장은 1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매장 수는 포화점에 도달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보통 선발 브랜드가 최고 전성기를 누리는 기간은 6개월"이라면서 "이를 보고 유사 브랜드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이미 유행을 탄 지 1년이 지났을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유행을 탄 브랜드들이 3~4년씩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이라면서 "결국 유사 브랜드들로 창업을 시작한 이들은 유행의 끝자락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결국 1~2등 브랜드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행이 끝난 뒤 문을 닫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는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점주들이 입는다"고 강조했다.


외식아이템 뿐만 아니라 퇴직자들의 창업 1순위 중 하나인 치킨집과 주점들의 폐점도 속출하고 있다.

"퇴직금 털어 창업했는데" 사라지거나 반짝하거나…쪽박찬 자영업자(종합)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아시아경제DB)


국세청의 생활밀접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일반주점 사업자는 전년대비 3600개 감소한 5만5761명으로 6.1% 줄었다. 전국에서 하루에 10곳씩 문을 닫은 셈이다. 이는 불황 탓이 가장 크다. 지난 2월 주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70.5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았다. 불황에 술집 대신 집이나 편의점 등에서 간단하게 술을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고, 회식문화도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미 시장포화가 수없이 언급됐던 치킨집의 경우, 지난해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만 2만4453개에 달하며 3980개가 문을 열고, 2793개가 문을 닫았다. 하루에 11개가 개업하면 8곳이 폐업한 셈이다. 자칫하면 치킨집 꼴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주점 경기가 워낙 안좋다보니 최근 안주를 2900원부터 팔거나 1만원대 에 무한으로 제공하는 곳들이 급격히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비슷한 콘셉드의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줄줄이 폐업하게 되는 악순환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유행따라 생긴 브랜드들은 매장 수와 인기에만 영합하다보니 결국 메뉴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장사가 안돼 폐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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