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로 수출 경쟁력 더 강력해져"
에너지·화학 중심→ICT까지 더해져…전체 수출의 10%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SK그룹의 누적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화학에 하이닉스 인수로 'ICT'를 더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다. SK그룹의 수출 규모는 전체 수출액의 10%에 달한다.
9일 SK에 따르면 SK그룹 내 ICT 계열사인 SK텔레콤·SK하이닉스·SK㈜ C&C·SK플래닛은 지난해 총 매출 37조4000억원과 수출 17조원의 성과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편입 이전인 2011년 매출 17조6000억원 보다 2.1배 늘었고 수출(1300억원)은 무려 127배 늘었다.
SK측은 최태원 회장의 SK하이닉스 인수 결단으로 강력한 ICT 수출동력을 확보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편입 후 ICT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편입 첫 해인 2012년 9조5000억원이었던 ICT 계열사 수출은 2014년 16조2000억원, 지난해 17조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단순히 SK하이닉스 수출만 더해진 것이 아니라 ICT 계열사 전체가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수기업으로 분류됐던 SK㈜ C&C의 경우 20지난해 7600억원을 수출해 5년 전 대비 7배 가까이 성장했다. ICT 계열사의 그룹 내 전체 수출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도 SK하이닉스 이외의 ICT 계열사들이 글로벌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004년 그룹 회장을 맡은 이후 에너지·화학 중심의 비즈니스 만으로는 성장이 정체하다 고사하는 슬로우 데스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매물로 나왔던 하이닉스에 주목한 뒤 주변의 반대에도 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했다. 이후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SK의 중심축으로 성장시켰다.
SK하이닉스는 2011년 8340억원(매출액 대비 8%)에 불과하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2조967억원(매출액 대비 12%)까지 늘렸다. 올해는 메모리반도체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SK에 편입되기 전 투자금(3조50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반도체까지 수출 분야를 넓힌 SK는 4차 산업형 사업모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포스트 반도체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이달 초 CEO 직속 AI사업단을 독립조직으로 출범시켰다. 5G와 IoT 기술을 자율주행차에 적용한 커넥티드카 등 ICT 서비스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SK㈜ C&C는 IBM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중심으로 국내 의료 분야에 진출한 데 이어 IoT부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핵심 기술 기반을 모두 갖추고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대표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한편 SK그룹의 지난해 에너지·화학과 ICT 등 전체 수출액은 524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4954억 달러(한국무역협회 집계)인 점을 감안하면 SK그룹은 대한민국 수출의 11%를 담당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인수 이전 6~7%에 불과한 SK그룹의 대한민국 수출 기여도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5년간 SK그룹의 누적 수출액도 3180억 달러에 달한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무는 "SK그룹은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지난 5년간 한국 전체수출의 10% 이상을 꾸준히 담당했다"며 "그룹 창립 이후 64년간의 패기와 지성을 바탕으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국가경제에도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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