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요즘 같은 취업대란에서 토익만큼이나 중요하게 평가받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직무능력입니다. 실제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장학생 제도'가 대표적입니다.
연구장학생 제도는 학사, 석사, 박사과정의 우수인재를 선발해 실무위주의 교육을 진행하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미래인재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실험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실무팀과 연계해 교육과정을 이수합니다. 학기 중엔 학업을 병행하고 방학 중에 실무팀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식이지요. 연구장학생 제도의 평균 경쟁률은 20대1입니다. 최근 7~8년 사이 경쟁률이 두 배로 뛰었습니다. 지원자들은 학생 신분으로 실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연구 장학생의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03년부터 연구장학생 제도를 운영해 지난 14년간 2200명의 장학생을 배출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했습니다. 이렇게 뽑힌 연구 장학생들의 90% 이상은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결격사유가 없으면 마지막 학기 전환면접을 거쳐 현대차그룹 연구원으로 채용됩니다. 현대차 그룹 내부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아무래도 연구장학생들이 현업에서 일해 본만큼 업무적응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장학생 제도는 정몽구 회장의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이라는 인재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자동차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000년 현대엔지비라는 회사를 창립했습니다. 연구장학생 제도 역시 현대엔지비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장학생 제도는 화려한 스펙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실무 현장에서 미래 인재를 발굴ㆍ육성하기 때문이지요. 갈수록 심화되는 취업난에 이 같은 제도가 인재채용의 새로운 해법이 되지는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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