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지표 줄줄이 하락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실적치
1월 59..지난달보다 1.4P 하락
감정원 매수수급동향도 내림세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
韓銀 2013년 집계 이후 최저 92
전문가들 "규제 등 하방압력 더 커"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일시적 조정인가? 본격적인 하락의 신호인가?
부동산 경기 지표의 흐름이 심상찮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산하단체 등 정부 관련 부처서 발표하는 공식 지표는 물론이고 '실시간' 경기를 보여주는 부동산정보업체의 매매가격 시세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향후 부동산 경기를 예고해 주는 심리지수도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빠른 속도로 냉각되는 부동산 관련 지표를 근거로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실적치는 59.0으로 지난해 12월(60.4)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월보다도 0.4포인트 낮아졌다. HBSI는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소속된 5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나온다. 주택 공급자가 보는 주택사업경기 지표인 셈이다.
지수구간은 0에서 200으로, 85 미만이면 '하강', 85 이상~115 미만은 '보합', 115 이상~200 미만은 '상승' 국면으로 본다. HBSI 실적치는 지난해 5월 기준선인 100까지 오른 후 10월까지 보합구간(80~90대)을 유지했다. 하지만 11ㆍ3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나온 11월 HBSI 실적치는 하강국면인 57.0까지 급락했다. 이후 12월 60.4로 소폭 반등했지만 다시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급과 수요 중 어느 것이 우위인 시장인가를 '0(공급우위)~200(수요우위)'으로 보여주는 한국감정원의 매매수급동향도 내림세다. 올 1월 97.4로 지난해 10월 99.9를 정점으로 3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거래가 얼마나 활발한가를 나타내는 매매거래동향(0ㆍ거래한산~200ㆍ거래활발)도 59.3을 기록했다. 거래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지수(감정원)는 지난해 12월19일부터 보합세를 보이다 지난달 23일엔 하락(-0.01%)세로 돌아섰다. 서울시가 내놓는 아파트 1월 매매거래건수 역시 4536건(서울부동산광장)으로 전년 동기(5431건)보다 16.5% 줄었다. 전달(9395건)보다는 절반 이하(-51.7%)로 급감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해주는 심리지수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택 공급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2월 HBSI 전망치는 64.6으로,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다. 비록 전월 전망치(48.1%)보다는 16.5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하강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올 1월부터 잔금대출도 원금을 함께 갚도록 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 탓에 올 1월 전망치가 급감했다"며 "비록 2월 전망치가 올랐지만 주택시장에 대한 공급자들의 전망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석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보는 주택 전망 역시 어둡다. 한국은행이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2로 전달(97)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한은이 주택가격전망 CSI 집계를 시작한 2013년 1월(94)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의 전망을 조사한 결과로, 100을 기준으로 한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해 12월 97을 기록하며 2013년 2월(95)이후 약 4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고, 올 들어선 이 수치가 더 낮아졌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 실장은 "지금은 작년이나 재작년처럼 공급시장이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각종 부동산 규제와 금리인상 우려 등에 따른 하방압력 요인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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