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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株, 트럼프로부터 불어오는 혹독한 겨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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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자동차 관련주들이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은 서막일 수도 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 보호무역주의의 집중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가 짓누르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연초만 해도 완만한 오름세를 보여 지난달 18일 15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11%가량 하락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18일 4만1150원으로 올해 고점을 찍은 이후 12%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는 14%, 현대위아는 21%가량 급락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쇼크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나 줄어든 1조210억원에 그쳤다.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치인 1조4400억원보다 크게 낮았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30조3981억원으로 2위인 SK하이닉스 38조745억원에 비해 7조6000억원가량 차이가 벌어졌으며 4위인 한국전력 27조1872억원과는 3조2000억원가량 격차로 좁혀졌다.


증권사들은 현대차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대신증권은 기존 15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18만원에서 16만2000원으로 내렸다.

내수 판매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었다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트럼프는 무역 불균형을 지목한 대표 산업으로 자동차 업종을 지목했다. 미국에서 상품을 팔려면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등 제조업 중심지,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부활이 정책의 초점이라 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 현대차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외신기자들에게 밝혔다. 다음날 주가는 올해 고점을 찍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조치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현대차가 9년만에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에 재가입을 신청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과의 소통 채널을 최대한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키로 했다. 한미 FTA 재협상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수입관세 2.5%가 부활되면 현대차가 기아차는 각각 2500억원, 3000억원씩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최근 '트럼프 정부 통상정책 기조의 이해와 대응방향'이란 분석자료를 통해 "당분간은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조치의 국제적 확산이 불가피하다"며 “한미FTA 재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부문이 '0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재협상이 없더라도 수입품에 150일동안 15%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법 122조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아차는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려은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35%의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9월 멕시코에 1조원을 들여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이곳에서 생산한 K3 모델 40만대 중 80%를 미국과 캐나다시장 등지에 수출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 비판 발언을 쏟아내면서 원화 절상 전망이 나오는 것도 악재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익도 감소한다.


미국이 경기 부양에 매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요가 1700만대가량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경우 관세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임기가 정해져 있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당장 미국에 공장을 더 짓기도 쉽지 않다. 당분간 자동차 업종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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