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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코리아]美·中은 판키우는데…한국 기업가정신은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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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는 정규교육으로…中은 정책지원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기업가정신은 교육을 통해 육성된다. 때문에 많은 미국, 유럽국가들은 조기부터 기업가정신을 정규교육으로 가르쳐왔다. 미국에선 전체 40개의 주(州)가 기업가정신을 정규교육으로 채택했고, 영국ㆍ오스트리아ㆍ필란드ㆍ아일랜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중등교육 교과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을 포함시키고 있다.


성공사례 정보교환이나 간접 경험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배우는 것이다. 어디에나 잠재적인 기업가는 존재하지만 이들 중 실제로 올바른 기업인 상을 키워나가는 것은 사회 환경과 정책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기업가정신이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기 위한 각종 제도ㆍ정책 환경을 만들고 있다. 알리바바를 낳은 중국 항저우가 대표적인 기업가정신의 도시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항저우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들이 40여개가 모여있다.

중촹쿵잰이라 불리는 인큐베이터 시설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예비창업자나 창업초기 기업에 사업공간 제공하고 있다. 항저우에서 창업하는 귀국 유학생들에 대해 최대 100만 위안 보조금을 무상지원하고 있고, 해외유학을 한 고급인재가 항저우시의 프로젝트 허가를 받으면 최대 500만위안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일련의 우대정책을 부여하면서 기업가정신을 북돋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대중창업, 만중혁신'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규제개혁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투자 활성화로도 이어졌고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창업) 규모는 82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가량 급증하는 효과를 얻었다.

기업가정신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애플ㆍ구글ㆍ페이스북ㆍ트워터 등 정보통신(IT) 거대기업들이 탄생하기까지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생태계와 주변 스탠퍼드대의 산학협력 모델도 기업가정신을 기르고 창업생태계를 만드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인큐베이팅 시스템과 산학협력 모델은 창업에 실패했을 때의 위험부담을 줄여줄수 있어 창업의지와 기업가의식 제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기업인 GE는 회장과 현장직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리계층을 기존 9개서 4개로 파격적으로 줄이며 '벽없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같은 수평적이며 개방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직급체제 단순화와 인사제도 개편도 뒷받침 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아직까지 위기 상황이다. 올해 '암웨이 글로벌 기업가정신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인의 평균 77%가 기업가정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한국은 68%에 그쳤다. 창업(사업)을 할 준비가 됐다는 응답은 한국은 24%에 불과해 아시아 전체(38%)나 중국(49%)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이주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사회 시스템은 사업이 실패했을 때 기업가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업 위험성을 줄여주지 못하고 있어 기업가정신 발전에 큰 걸림돌"이라면서 "이 같은 제도와 정책을 손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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