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 병…여성이 남성보다 2배 많아

척추관협착증, 디스크와 달라

▲허리 펼때 통증이 심하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이른바 '꼬부랑 할머니 병'으로 부르는 척추관협착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서 많아졌고 10명 중 9명 정도(94%)가 50대 이상이었다. 허리 세우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수영, 등산, 간단한 에어로빅 등으로 허리 근력을 키우면 도움이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척추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데 다르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신체 움직임이 줄면서 허리 주변 인대나 근육이 쉽게 긴장해 척추관협착증 발생 위험 또한 높아진다.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 대부분은 50대 이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척추관협착증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전체 환자 약 131만 명 중 약 93.7%(122만8000명)가 50대 이상이었다. 연골이나 뼈 등이 약해지고 퇴행성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여성의 경우 남성 환자보다 약 2배 더 많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26만 명(19.8%) ▲60대 38만9000명(29.7%) ▲70대 44만4000명(33.9%) ▲80대 이상 13만5000명(10.3%) 등 이었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질환이다. 척추관절의 퇴행이 장기간 진행되면서 주변 인대조직이 붓고 두꺼워지면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안쪽공간이 좁아진다. 척추관절 뼈 자체가 두꺼워지거나 신경이 있는 방향으로 증식해 척추 신경이 지나가야 할 공간을 압박하면서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척추디스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디스크와 달리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펼 때 통증이 나타난다. 디스크는 누워서 쉬면 통증이 감소하고 움직이면 더 아파지는 경향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누워 있다가 일어나기는 힘든데 일단 움직이면 허리가 조금씩 부드러워져 통증이 가라앉는 특징이 있다.

김하늘 자생한방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협착된 척추관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척추디스크로 오인하기 쉽다"며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는 별다른 통증이 없는데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근이나 허리 주변 근육을 꾸준히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 수영, 등산, 간단한 에어로빅 등을 통해 운동치료를 함께 하면 통증 억제에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핫팩이나 따뜻한 물수건을 환부에 갖다 대는 방식의 온찜질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반신욕도 찜질처럼 기혈순환을 도와 통증을 줄여준다.

김 원장은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의 개선은 척추관협착증 예방에 꼭 필요하다"며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서 있거나 누워 있을 때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오래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돌며 몸의 긴장감을 없애 주거나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굳은 척추 근육과 인대를 풀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