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시내면세점 발표]면세점 무한경쟁 시대…내년부터 서울에만 13곳 '전쟁터'

서울 시내 면세점 9곳에서 13곳으로 늘어
올해 문 연 면세점도 아직 실적 미비…출혈 경쟁 불가피

롯데월드타워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서울 시내 면세점이 현재 9곳에서 13곳으로 늘면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면세점 업계는 올해 새롭게 문을 연 면세점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가운데 신규 면세점 4곳이 늘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관세청은 특허심사를 진행한 결과 신규 면세 사업자로 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디에프 등 3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새롭게 특허를 취득한 업체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특히 중국 관광객의 증가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올해 방한 외국인 입국자는 1689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중국인은 47%인 801만명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방한 관광객 중에서 단체 관광객은 전체 중국인 입국자의 49%인 399만명으로 예상했다.

BNK투자증권은 내년 중국인 입국자 수는 올해 추정치 대비 2.5% 증가한 821만명으로 추정했다. 개별 관광객은 462만명으로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관광객이 두자릿수 증가를 예상하면서도 전체 중국인 입국자 증가 폭을 작게 잡은 이유는 단체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여유국은 방한 중국인의 저가 여행 관리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저가 단체 관광 판촉을 중지하고 한국 현지 쇼핑은 하루 1회로 제한하라는 내용을 구두로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은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단체 관광객 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 예상 입국자 수에 대한 예상치를 바탕으로 내년 면세점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6.5% 증가한 1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시장 성장 속도가 정체 상태에서 문을 여는 신규 면세점은 고객 집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면세점 대비 모든 면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시작해야 하는 신규 면세점은 면세점 고객 집객을 위한 송객수수료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관세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까지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4790억원으로 전체 면세점 매출액 대비 8.3%를 차지했다. 송객수수료율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3년 4.3%였던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신규 면세점 5곳이 개점하면서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면세점 가운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면세점은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서울에 4곳이 추가로 문을 열면 흑자 전환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면세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집객 효과가 높은 해외 유명 브랜드를 입점 시키려고 경쟁하면서 해외 브랜드만 배를 불려주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게다가 적자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 면세점의 투자 여력이 줄고 서비스 품질도 낮아질 우려가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부터 시내면세점이 늘면서 공급은 증가한 반면 여행객수 증가율은 기대보다 못 미치고 있다"며 "신규 업체는 예상보다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기존 대형 업체도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