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청탁금지법', '최순실 게이트'까지
광화문 인근 호텔은 호황, 외곽과 지방 호텔은 울상
예약률 줄며 연회장, 식당 이용객들도 줄어 매출 타격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연말연시 특수를 앞두고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좀처럼 경영개선을 위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숙박업계에 따르면 각종 행사가 집중되는 연말을 맞아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청탁금지법 시행에 주말마다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는 혼란스러운 시국으로 인해 연말 분위기가 사라지며 송년회와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감소하고 있는 것.
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호텔들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촛불집회로 귀가하지 못한 참석자와 지방에서 올라온 참석자들로 대부분 매주 만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화문과 떨어진 곳의 호텔들의 상황은 다르다. 세미나와 송년회를 비롯한 각종 연말행사들이 자취를 감춰 예약률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 시내 주요 5성급 호텔 10곳 중 7개 호텔이 작게는 5%에서 크게는 40%가량 예약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이용객이 줄어들자 호텔 내 식당의 이용률도 감소하고 있다. 과거 연말이면 예약이 가득 찼었지만 최근에는 약 10~15% 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역호텔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호텔 내 연회장 이용은 지난해 연말 대비 30~40% 줄어들었으며 일부 호텔을 제외한 대부분의 호텔들이 매출과 객실 예약률이 모두 악화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곳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정부와 공공기관 예약 감소 영향이 가장 컸으며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정국 여파로 송년 모임을 가지지 않아 예약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성수기를 앞둔 여행업계의 상황도 좋지 않다. 매주 계속되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이 전국적으로 190만명에 육박하자 자연스레 여행객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 예약률이 예년과 같지 않은 추이다. 한 여행회사 관계자는 "동계시즌을 앞두고 예약 문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젊은층들이 늘어난 것이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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