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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드라이버의 시대, '3대 스포츠' F1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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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드라이버의 시대, '3대 스포츠' F1은 어디로 로스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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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6년 포뮬러원(F1) 그랑프리는 니코 로스베르크(31·독일)의 종합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메르세데스 소속인 로스베르크는 2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시즌 스물한 번째 대회에서 5.554㎞짜리 서킷 55바퀴(305.355㎞)를 1시간38분4초452만에 2위로 달렸다. 1위를 한 팀 동료 루이스 해밀턴(31·영국)보다 0.439초 늦었다. 그러나 2위 점수 18점을 얻어 합계 385점으로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 F1 그랑프리는 각국을 돌며 스물한 차례 경주를 해 누적점수로 우승자를 가렸다. 1위 25점, 2위 18점, 3위 15점, 4위 12점 등 차등해서 점수를 매겼다. 로스베르크는 열 번 정상에 올랐고, 해밀턴은 아홉 번 우승해 합계 380점을 기록했다. 로스베르크는 2006년부터 F1 그랑프리에서 경쟁해 생애 첫 종합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4~2015년 두 차례 연속 패권을 차지한 해밀턴의 독주를 깨고 2인자라는 한계를 넘어선 의미가 있다. 그레이엄 힐(1962년·1968년)과 데이먼 힐(1996년)에 이어 F1 그랑프리 사상 두 번째로 '부자(父子)' 챔피언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로스베르크의 아버지는 1982년 우승자인 케케 로스베르크(68)다.

로스베르크 개인으로서는 의미가 남다른 결과를 냈으나 F1 그랑프리에는 역효과가 뚜렷하다. 그와 해밀턴이 중심이 된 메르세데스가 대회를 독식하는 바람에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메르세데스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올해 열아홉 차례 우승(승률 90%)을 비롯해 열아홉 차례씩 대회를 한 지난 2년 동안에도 두 선수가 1위를 열여섯 차례 양분해 승률 84%를 웃돌았다. 2010~2013시즌 세바스티안 페텔(29·페라리)이 레드불 레이싱팀 소속으로 4년 연속 정상에 올라 서킷을 지배했으나 80%가 넘는 승률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페텔은 "어떤 운전자가 가장 빠른지를 겨루기보다 자동차의 기술력에 의존하는 대회로 전락했다"고 했다. 메르세데스는 세계자동차연맹(FIA)이 2014년부터 적용한 새 시스템에 맞게 차량을 만드는데서 두각을 나타냈다. FIA는 모터스포츠에 ‘친환경시스템’을 접목해야 한다며 2400㏄ 8기통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을 1600㏄ 6기통 터보엔진으로 바꾸도록 했다. 결승에서 쓰는 연료량도 100㎏으로 제한했다. 출력과 연비는 유지하면서 차량이나 부품의 크기를 줄여 무게를 가볍게 하는 '다운사이징'에 초점을 맞췄다.?전 르노 F1 팀 구단주 플라비오 브리아토레(66)는 "현재 레이스는 진정한 F1이 아니다. 드라이버들은 빨리 달리려 하지 않고, 연료를 아끼는 데만 치중한다. 싸워서 이기려는 모습 대신 자동차 안에서 계산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명승부가 사라지면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를 자부하던 F1의 위상도 추락하고 있다. 1999년부터 쿠알라룸푸르에서 매년 F1 그랑프리를 유치했던 말레이시아는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18년 이후 대회를 더 이상 열지 않겠다고 했다. 싱가포르도 내년을 마지막으로 운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 적잖은 개최비용이 드는 반면 관람객이나 텔레비전 시청자, 후원사 숫자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대회 유치 비용은 연간 3억 링깃(약 800억 원). 반면 올해 입장객은 전년 대비 10%가 줄었다. 싱가포르도 운영비 1억5000만 싱가포르 달러(약 1240억 원)를 들였으나 관람객수는 지난해 일일 평균 8만7000명에서 올해 7만3000명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도 2010~2013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대회를 열었으나 4년 동안 1902억 원에 달하는 운영적자를 기록한 뒤 유치를 중단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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