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총재회의 참석 후 귀국 …美 대선·최순실 사태 등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우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대통령 선거와 '최순실 사태' 등으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8일 급거 귀국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8일 한은에 따르면 9일 오후 귀국 예정이었던 이 총재는 이날 오후로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 이 총재는 귀국 직후인 오후 3시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 대선과 그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BIS회의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논의를 해서 얻은 정보를 활용해 관련 부서에 대응책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당초 지난 6~7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뒤 9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고 초접전의 승부를 펼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국내 증권과 외환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경제 정책을 이끌어갈 수장이 실종돼 우려가 크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됐지만 국회 인준 절차가 언제 개시될 지 불투명하다. 유일호 부총리도 교체가 예정돼 있어 주도적으로 나서기 곤란하다. 이에 경제 리더십 공백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시장 주체들이 크게 흔들리자 이 총재가 조기에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끼고 귀국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이 총재는 '최순실 사태'가 발생한 직후 한은 간부들에게 "비상상황일수록 한은이 해야할 역할을 놓치지 않도록 정신차려 해야한다"며 한은의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당시에도 BIS 총재회의에 참석하다가 하루 앞당겨 귀국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직접 현안을 챙기기 위해 귀국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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