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그 어떤 대선후보와도 다른 특이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그가 사용하는 선거 전략이 어떤 것이든 간에, 참신하며 실제로 먹혀들어가기 때문이다.
준 디어리 렌셀러폴리테크닉대 미디어학 교수는 경제매체 쿼츠에 "트럼프의 전략이 그가 유명세를 얻었던 리얼리티 쇼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고 6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트럼프가 사용하는 리얼리티 쇼의 전략은 ▲주의 끌기 ▲아마추어 되기 ▲날것의 감정 표출하기 ▲긴장감 조성하기 ▲진실보다는 주관 강조 등 5가지다.
디어리 교수는 "트럼프는 주의를 끄는 방법을 잘 아는데, 이는 정치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리얼리티 쇼에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이들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극단적 인간들만이 앞으로 나서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 배우들이 아닌 아마추어들이 등장하는 리얼리티 쇼처럼 트럼프가 아마추어인 척 한다며 "아마추어가 되는 것은 매우 유효하고, 현 미국 정치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제도권 정치인인 것보다 아웃사이더인 것에 긍지를 느끼는 듯한 언행을 하는 것도 이런 사고방식을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얼리티 쇼라고 생각하면, 트럼프의 '막말'도 이해가 된다. 디어리 교수는 "리얼리티 쇼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으로 믿음을 정당화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어도, 사람들은 그가 진심이라거나 꾸밈이 없다는 식으로 생각해준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그의 '선거 불복' 발언 역시 리얼리티 쇼의 스토리텔링 기법이었다는 설명이다. 디어리 교수는 "트럼프는 리얼리티 쇼 장르의 내러티브 전략을 빌려왔다"며 "그는 '내가 선거결과에 불복할지 아닐지는 그때 가서 알려줄 게'라고 말했는데, 이는 긴장감을 만들어내 선거 막바지까지 (긴장감이) 이어지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번 거짓말을 일삼은 것 역시 리얼리티 쇼의 전략이었다고 디어리 교수는 주장했다. 리얼리티 쇼를 보는 사람들은 쇼에 나오는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결국 공격적이고 자기도취적인 행위에 익숙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발언을 듣는 유권자들도 그렇다.
이로 인해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잘 구별할 수 없게 되고, 사실이 아닌 자신의 판단에 따라 후보자의 참·거짓을 판명하게 된다. 디어리 교수는 "이는 극단적인 '주관주의'의 한 형태"라며 "(이같은 경향은) 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NBC방송의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진행자 역할을 맡아 이름을 알렸으며, "넌 해고야(You're Fired)"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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