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전국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빈집이 지난해에만 11만가구 넘게 증가하며 100만가구를 넘어섰다.
최근 5년간 평균적으로 늘어난 수준을 5배나 상회하는 역대 최고 수치다.
부동산 경기 상승세에 힘입어 작년 주택 인허가 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향후 주택공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빈집이 더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에서 공개한 연도별 빈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빈집은 전년도 대비 11만6372가구, 11.0%가 늘어난 106만9000가구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5년간 빈집이 평균적으로 2만2000가구가 늘어난 것에 비해 무려 5배나 늘어난 규모다.
이같이 폭발적으로 빈집이 늘어난 것에는 아파트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빈집 아파트는 지난해에만 10만1559가구가 늘었다. 2010년 증가분인 1만154가구의 10배에 육박하는 상승 폭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다세대주택도 전년도 증가분인 5603가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만232가구가 늘어났다. 연립·단독주택도 빈집이 한 해 동안 각각 2775가구, 1590가구가 증가했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2만7936가구로 가장 많이 빈집이 늘었으며, 뒤를 이어 경남이 1만2061가구, 서울이 1만771가구, 세종시 8671가구, 부산 8105가구 순이었다.
즉 수도권과 경남, 세종시를 중심으로 아파트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최근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앞으로 주택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경우, 빈집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30만가구를 밑돌다가 2014년에 들어서면서 33만1000가구, 2015년에 51만8000가구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에도 39만1000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27만1000가구와 20만7000가구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주택 경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주택 인허가 실적이 76만5000만가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착공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상반기에만 35만5000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한 규모다.
주택 착공 실적도 지난해 88만2000가구로 종전 4년간 기록했던 40만가구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공급이 서서히 늘어나며 수도권과 지방 지역 모두 미분양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급증한 가계부채가 나라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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