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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2년]전국민이 호갱...더 은밀해진 이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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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숨어들어 음성화…법 시행후 불법보조금 37배 늘어
정부선 "시장 안정.투명화 기여"…국회선 부작용 개선 잇단 발의

[단통법2년]전국민이 호갱...더 은밀해진 이통시장 휴대폰 판매점(사진은 기사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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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안하늘 기자] #. 간판도 없는 사무실에 들어서자 공항에서나 보던 금속 탐지기를 들이댄다. 몸속에 녹음기나 카메라를 숨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윽고 아무말 없이 이어폰을 건낸다. 모든 메시지는 이어폰을 통해서만 전달된다.

마치 첩보영화 '007'의 한 장면 같지만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유통법) 이후 등장한 불법 휴대폰 판매 방식이다. 지난 2014년10월 정부는 모든 소비자가 차별없이 같은 가격에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단말기유통법을 시행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더욱 은밀해졌다.


이동통신 시장에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불법 보조금은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나 오피스텔 등으로 숨어들었다. 정보력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소수의 소비자들만 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게 됐다. '전국민이 호갱(호구+고객을 합한 말)이 됐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유다.

◆풍선효과…더욱 은밀해진 불법 보조금 =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 이동통신사들은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해서는 높은 보조금을, 기존 고객에게는 거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보조금 규모도 제멋대로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단말기유통법에서는 지원금을 공시하도록 했다. 공시지원금은 신규가입, 번호이동, 기기변경 동일하게 적용됐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천편일률적으로 규제하다보니 부작용이 발생했다. 가입자 뺏기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동통신사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했고, 불법 보조금은 더욱 은밀해졌다.
 

[단통법2년]전국민이 호갱...더 은밀해진 이통시장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수도권 21개 휴대폰 판매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전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지원금은 40만6111원이었다. 단말기유통법 이후 공시지원금은 20만4583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불법 보조금(페이백)은 같은 기간 2664원에서 9만9516원으로 37배나 늘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지원금은 줄이면서 불법 보조금이 더욱 음성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휴대폰 불법 영업의 성지가 됐다. 휴대폰 판매점이 오피스텔로 숨어들어 가기도 했다. 소비자는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오피스텔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시지원금보다 20만~30만원 싸게 살 수 있다.


과거 발품을 팔면 조금이나마 싼 값에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었던 평범한 소비자는 이제 그런 기회마저 갖기 어렵게 됐다. 청소년ㆍ여성 등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계층, 주부나 노약자 등 정보 취약 계층, 지방 거주자들이 신도림이나 오피스텔을 찾아가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없다.


◆미래부ㆍ방통위, '시장 안정ㆍ투명화에 기여' =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단말기유통법의 긍정적인 효과만을 강조하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28일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단말기유통법 시행 2년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전반적으로 볼 때 당초의 입법취지에 맞게 유통구조 개선의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원금 공시제, 판매점 사전승낙제 도입 등으로 소위 '대란'과 '호갱'이 줄어드는 등 시장이 안정화되고 투명해지는 동시에 이용자 차별이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또, "신규 요금제, 서비스 출시, 단말기 출고가 인하, 중저가 단말기 출시, 20% 요금할인 등으로 이용자의 선택권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단통법2년]전국민이 호갱...더 은밀해진 이통시장 정부가 지난 4월 단말기유통법 효과라며 발표한 자료.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본지 기자와 만나 "단말기유통법이 안착돼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이용자 차별 해소라든가 가계통신비를 낮추는 측면에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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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장관은 이어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품질이라든가 통신서비스의 볼륨, 양은 증가하고 있지만 통신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개정안 발의 잇따라 = 정부의 이런 평가와 달리, 국회에서는 단말기유통법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20대 국회들어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이 개정안을 제출한 데 이어 신경민ㆍ변재일(더불어민주당), 신용현(국민의당) 의원이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ㆍ분리공시제도입ㆍ위약금 기준 및 한도 고시 의무화ㆍ선택약정할인율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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