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안전 수칙…사전 운동·스트레칭·보호대 착용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계절이 찾아왔다. 온 산이 붉으락푸르락 단풍이 물든다. 산을 오르는 이들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옷을 갈아입은 산을 보며 "골 붉은 감잎 날아와/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오매, 단풍들것네…(김영랑의 시, '오매 단풍들것네' 중에서)'를 읊조려도 좋은 날이다.
낙엽을 느끼고, 시를 떠올리고, 건강한 산행을 위해서는 3가지 수칙부터 챙겨야 한다.
◆첫 번째 "산행 한 달 전부터 근육 단련"=근육은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힘을 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손상이 생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 갑자기 단풍철 산행을 떠나 무리하게 산을 오르면 근육 손상이 쉽게 온다. 근육통으로 이어진다. 보통 24~48시간 안에 통증이 가장 심한 것이 특징이다.
근육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행 한 달 전부터 하체 운동 중심으로 운동량을 늘려가 주면 좋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꾸준히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근육통은 대부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큰 문제없이 회복된다. 근육통이 있는데도 또 다른 산행 약속을 뿌리치지 못하고 떠나면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다.
◆두 번째 "산행 전 충분한 스트레칭"=가을철 산행에 나설 때 '저체온증'을 조심해야 한다. 산행을 시작할 때는 산들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정상에 서면 갑작스러운 강풍에 기온이 급하강하는 경우가 많다. 체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60대 이상 중장년층은 근육량이 감소돼 있기 때문에 추위에 노출되면 떨림 현상으로 열을 생산하는 반응이 떨어진다. 저체온증이 잘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치게 땀이 나거나 호흡이 가빠지거나 말초 혈관 확장 등과 함께 탈진, 탈수, 열 손실의 증가를 느낀다면 저체온증의 신호로 봐야 한다.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서는 기온차를 대비해 여러 겹으로 된 등산복을 갖춰야 한다. 산행 전 스트레칭은 근육과 힘줄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심폐기능을 활성화시켜 저체온증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 가볍게 몸만 털고 가는 방식은 효과가 적다. 적어도 각 자세별로 10초 이상 유지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산행 중간에 휴식 시간을 두고 스트레칭을 반복해 주면 효과는 두 배이다. 산행 중간에 간식을 섭취하고 10~15분마다 250~350㎖ 정도의 수분을 보충해 주면 좋다.
◆세 번째 "골다공증, 관절염 있다면 보호대 착용"=골다공증이나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산행을 할 때 잘 넘어지거나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엉덩이관절, 허리뼈 등에 쉽게 골절된다. 60대 이상에서는 균형감과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담당 주치의와 상의를 통해 산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주치의가 권하는 활동량에 맞는 산행 코스를 정해야 한다. 추천하는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골절을 막는 현명한 방법이다.
김동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가을철 무리한 산행으로 근육통과 부상을 입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건강한 산행을 위한 3가지 수칙을 명심한다면 건강과 추억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산행할 때 질환별 주의사항
△고혈압 환자=등산 전 자신의 혈압을 체크하고 완만한 코스를 정해 한 번에 무리한 강도로 진행하지 않도록 한다.
△당뇨병 환자=공복상태에서 등산을 피하고 가벼운 간식거리를 챙긴다.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꽉 조이는 신발을 피한다.
△무릎 관절염 환자=하산할 때 무릎에 무리가 온다. 정기적 휴식시간을 갖고 내려오며 가급적 둘레길 같은 낮은 경사 코스를 선택한다.
△허리디스크 환자=무리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약한 강도로 산행하며 되도록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 환자=햇볕을 쬐면서 가볍게 걷는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골절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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