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나자 경기단체들의 자기반성이 줄을 잇는다. 부진한 성적과 선수단 관리 소홀로 논란이 된 종목들이 중심이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새로 취임한 서병문 회장(72)이 지난 29일 간담회를 열고 여자 배구대표팀에 대한 부실한 지원을 사과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품격 있는 대우를 명문화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선수단의 먹을거리 문제와 통역이나 지원 스태프 등 미진했던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이다.
대한육상연맹도 지난 26일 집행부 임원회의를 열고 리우올림픽에서 나온 문제점과 결과에 대해 반성하는 회의를 했다. 마라톤에 출전한 선수 두 명이 관리 소홀로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 부탁해 식사를 해결하거나 선수촌 음식을 잘못 먹어 배탈이 나는 등 문제가 발생한데 대해 "철저한 반성을 한다"고 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 이웃나라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 데 비해 출전 종목에서 한 명도 결선에 오르지 못한 경기력 문제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기단체들이 내세우는 공통 키워드는 '환골탈태'다. 드러난 문제들을 한꺼번에 개선하는 혁신을 다짐한다. 이는 4년 주기로 열리는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반복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질을 개선하기에 4년은 짧은 시간이다. 누적된 문제에만 집중해도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비판 여론에 떠밀려 앞 다퉈 청사진을 내놓다가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이유다.
종목의 저변을 탄탄하게 하고 국제대회에서 결과를 보려면 장기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체육계는 엘리트와 생활 체육의 접목을 기대하며 체육단체의 통합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전문 선수만 배출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선수층과 저변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리우올림픽을 전후로 체육단체의 수장들도 새로 뽑는다. 새 얼굴을 내세우고 제도만 바뀌는데 그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만 변화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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