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물론 글로벌기업도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데 아직도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지만 향후 베트남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8일 KOTRA가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진출기업 67개사(한국기업 43개사, 외국기업 2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적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기업들은 향후 베트남 현지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베트남 이외 지역으로 이전을 계획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한국기업은 설문에 응답한 업체의 67%인 29개 업체가 베트남내 사업확장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며 베트남 이외 지역으로 이전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3곳에 불과했다. 11곳은 계획이 없다고 했다. 외국기업도 응답업체의 75%인 18개 업체가 현지 사업확장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진출형태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 일반제조업과 하도급 제조업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기업은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이 59.6%였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은 매출액 상위 기업일수록 주요 고객기업이 베트남인 경우가 많았다. 우리 기업의 경우 현지보다는 한국, 중국에서 중간재 조달을 많이 한다.
인력채용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진출기업이 베트남에서 고용한 정규직 중에서 현지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90.5%로, 외국기업의 94.5%보다 낮았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력 채용 규모가 작은 무역 종사 기업의 현지 채용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현지 채용 규모가 1000명이 넘는 기업이 9개에 달하는 등 외국기업보다 현지 고용에 대한 기여도는 높은 편이다.
우리기업의 경우 공급받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웃소싱의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조사됐다. 이어 법적·행정적 장벽, 언어·문화적 장벽, 해외고객정보 접근성, 관세무역장벽, 자금조달 등 금융제약 등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영상의 애로로는 과도한 행정과 복잡한절차가 1순위로 꼽혔으며 적절한 인력수급의 어려움, 행정서비스 미흡, 자금조달의 어려움, 세관의 철저한 관리감독, 공장 및 물류용지의 부족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베트남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가입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현지 비즈니스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말했다.
종합해보면 베트남에 대한 우리의 무역.투자가 총량 기준으로는 견실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우선 수입중간재를 가공한 형태의 수출이 많아 대베트남 수출 중 한국에서 부가가치가 발생한 비율은 55.4%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우리나라부가가치수출평균은 58.8%(2011년 기준)보다 낮다.
베트남 투자진출기업의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각각 2.3%와 0.6%에 불과해 저조한 투자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진출기업의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 평균은 각각3.4%와2.6%다. 베트남 진출기업은 본국에서 조달한 중간재로 생산한 제품을 현지시장에 주로 판매하고 아웃소싱도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OTRA는 이에 따라 "수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입중간재보다는 고부가가치 국내생산 중간재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가 베트남 현지시장에 안주하기 보다 선진국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제3국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베 FTA의 이점을 이용해 최대한 교두보를 확보하고 나아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메가 FTA 시대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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