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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잇단 영장 기각···檢, 롯데 로비 수사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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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조세, 횡령·배임 등 기업범죄 규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관계 등 로비 의혹 실체를 밝히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른 시일내 그룹 수뇌부를 정조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은 T세무법인 대표 김모씨에 대해 검찰이 제3자뇌물취득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2일 기각했다.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김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 일부 범죄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허수영 사장(65) 재임 중 세무당국을 상대로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해주겠다며 롯데케미칼 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방국세청 조사국 등에서 근무한 세무공무원 출신인 김씨는 공직을 떠난 뒤 대형 로펌을 거쳐 2012년 T사를 세웠다. 다년간 롯데케미칼의 세무관련 업무를 다뤄온 그는 로비 명목 금품거래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롯데그룹의 로비 관련 수사를 진행하며 고배를 마신 건 처음이 아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의 채널 사업권 부정 재승인 의혹을 수사하며 강현구 대표(56·사장)에 대해 지난달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강 사장에 대한 표면적인 영장 기각 사유 또한 김씨와 대동소이했다.

검찰은 강 사장이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채널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허위 심사자료로 부당하게 사업권을 따내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주요 자료를 은닉·파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비용 과다계상이나 유가증권 할인 등의 수법으로 9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대포폰 등 음성적 수단을 활용한 정황에 비춰 미래부 공무원이나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에 나섰을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검찰은 그러나 영장 기각 이후 보름째 재청구 여부를 포함 강 사장에 대한 처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케미칼·홈쇼핑 수사는 검찰이 그룹 수뇌부의 간여를 추궁할 주요 관문 가운데 하나다. 수사에 제동이 걸리면서 실체 규명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2012년 흡수합병한 케이피케미칼의 장부상 허위자산을 빌미로 소송사기를 벌여 법인세 등 270억원을 부정환급 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준 전 롯데물산 대표(69·사장)를 구속 수사 중이다. 검찰은 2004~2007년 케이피케미칼 대표를 지낸 기 전 사장 후임으로 흡수합병 전까지 해당 업체 대표를 맡은 허수영 사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신동빈 회장(61)의 지시 내지 묵인·방조를 추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대표에 이름을 올린 2004년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했다. 실제 소송사기 전후에 걸쳐 2007~2011년 롯데케미칼 대표를 지낸 J씨(68)의 경우 주요 수사선상에서 비켜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J씨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강현구 사장의 경우 계열사간 부당지원을 통한 그룹 비리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010~2015년 롯데닷컴·코리아세븐·롯데정보통신 등 주주 계열사들이 부실 계열사 롯데피에스넷에 출자해 손실을 떠안는 등 배임 정황을 쫓고 있다. 강 사장은 2012~2014년 롯데닷컴 대표를,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66·사장)은 2010~2014년 코리아세븐 대표를 지냈다. 정책본부 이인원 본부장(69·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61·사장) 등 신 회장의 핵심 가신집단을 가시거리 내에 둘 수 있는 발판인 셈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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