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28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이 직면한 도전은 홀로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함께 힘을 모아야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 행한 대선후보 수락 연설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녀는 대선 슬로건인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Stronger Together)'를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고립주의를 내세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의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클린턴 후보는 "현재 미국 사회는 새로운 계기를 찾아야 할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면서 "막강한 힘들이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있고 (사회의) 신뢰와 존경도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함께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갈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또 "우리는 (트럼프가 주장한 것처럼) 장벽을 건설하지 않는 대신 좋은 보상을 받는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경제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힌 뒤 "우리는 (사회에) 기여한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시민권을 갖도록 할 것이며 특정 종교를 반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이라면서 "다음 대통령으로서 나의 기본 임무는 미국 안에서 임금을 올리면서 더 많은 기회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월가(대형금융자본)가 다시는 메인 스트리트(일반 경제)를 망가뜨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통상 정책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불공정 무역협정에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에 맞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철강 노동자와 자동차 노동자, 국내 제조업자들을 지지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선 언급이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클린턴 후보는 안보 및 국제동맹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후보와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클린턴 후보는 "국가안보에 관해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척박하다"면서 "뉴스를 읽는 누구라도 우리가 직면한 위협과 격변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들이 이같은 안보 상황을 우려하고 안정된 리더십을 찾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녀는 이어 "러시아를 비롯해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맞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과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테러와 싸우는데 있어 모든 미국인, 그리고 동맹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 동맹관계의 전면 재고와 방위비 추가 분담 등을 주장하는 트럼프와의 차별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정부에서 외교적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한 것에 대해선 자랑스럽다고 평가한 반면 북한 핵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그녀는 "미국의 모든 세대들은 함께 힘을 합쳐 이 나라를 더 자유롭고, 더 공평하고, 더 강하게 만들어왔다. 누구도 이를 혼자서 이룩할 수 없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함께 해야 강해지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클린턴 후보는 연설의 상당부분을 트럼프 후보를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그녀는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누군가는 미국의 모든 문제를 혼자서 고치겠다고 했다"며 트럼프를 겨냥한 뒤 "미국인들은 혼자서 고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함께 고쳐나간다고 말한다"고 반박했다.
클린턴 후보는 또 "트럼프는 우리가 미래에 대해, 또 서로에 대해 두려워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누군가가 우리나라를 약하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자, 우리는 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민주당과 공화당, 무당파를 위한 대통령, 고통받는 사람과 노력하는 사람, 성공한 사람을 위한 대통령, 나에게 투표하거나 하지 않은 사람 등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클린턴 후보의 수락연설을 마지막으로 지난 25일부터 진행된 나흘간의 민주당 전당대회는 막을 내렸다.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오는 11월8일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위해 치열한 대선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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