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위헌·합헌·헌법불합치 등 다양한 가능성 주목…헌법재판관 9명 판단에 달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헌법재판소가 28일 오후 2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한다.
한국기자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주축이 돼서 청구한 김영란법 헌법소원심판 사건은 9명의 헌법재판관 선택에 따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 위헌 논란의 주요 쟁점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부정청탁' '법령' '사회상규' 의미가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공직자 외부강의 사례금, 경조사비, 선물, 음식물 가액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다.
또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을 '공직자 등'으로 정의한 것이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배우자 금품수수 시 신고의무와 공직자 본인 처벌이 적절한지 여부 등도 주요 쟁점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면 김영란법은 9월28일 첫 시행 이전에 법의 효력을 잃게 된다. 헌재가 김영란법의 일부 내용만 위헌으로 결정하거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할 가능성도 있다.
김영란법은 한국사회 부패척결과 청렴문화 정착이라는 대원칙이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3월3일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법적인 한계와 문제점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농수축산인들을 중심으로 김영란법 시행 이후 피해를 우려하는 이들의 집단적인 반발도 계속됐다.
헌재가 압도적인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다면 김영란법은 탄력을 받고 시행될 수 있다. 반면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다면 시행해보기도 전에 좌초될 수 있다.
법조계는 헌재의 김영란법 판단을 놓고 다양한 견해가 오가고 있다. 합헌 의견을 낼 것이었다면 이렇게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란법에 공감하는 여론을 고려할 때 위헌 결정을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반론도 있다.
헌재는 28일 오후 2시부터 다른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선고한 뒤 26번째 순서로 김영란법 선고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영란법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인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첫 번째 순서로 선고 시기를 조정했다.
따라서 김영란법의 위헌 여부는 오후 2시 직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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