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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궁지에 몰린 '투자의 귀재' 김병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SKT-CJ헬로비전 합병 불허·중금속 정수기 논란 등
-잇단 악재로 사면초가…인수금융 리스크 부각


[이슈人]궁지에 몰린 '투자의 귀재' 김병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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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SK-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M&A) 불허, 코웨이 니켈 정수기, 홈플러스 실적 추락.


'투자의 귀재'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최근 잇단 악재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를 설립, 탁월한 투자감각과 공격적인 M&A로 재계 서열 11위권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최근 인수한 기업의 경영 부실, 기업 윤리 논란에 외부 돌발변수까지 겹치면서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미캐피탈로 불과 1년만에 4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얻으며 국내 사모펀드의 역사를 쓴 김 회장은 현재 위기론의 중심에 서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심사와 관련해 경쟁 제한을 이유로 주식 취득, 합병 금지를 명령한다는 내용의 불허 의견을 내면서 딜라이브(옛 씨앤앰) 매각 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MBK파트너스는 2007년 씨앤앰을 인수한 후 2013년부터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수년째 매각 상대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딜라이브 인수금융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까지 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채무 재조정에 성공하면서 다시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정위가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면서 MBK파트너스가 딜라이브를 KT, LG유플러스에 매각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낮아졌다. 게다가 대주단이 이번 인수금융 채무 조정으로 큰 손실을 봤는데 MBK파트너스가 고통을 분담하지 않았다며 구상권 행사와 향후 거래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금속 정수기 논란은 김 회장의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였던 코웨이 매각 작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 물질인 니켈이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코웨이의 기업 이미지가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코웨이는 1년 전부터 자체 실험을 통해 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코웨이 지분 30.9%를 1조1900억원에 사들여 현재 기업가치를 3조원(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이상으로 높였지만 결국 기업 윤리쪽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사모펀드의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M&A 빅딜인 홈플러스도 김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총 인수금액 7조2000억원의 70%인 5조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지만 최근 실적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1490억원을 기록해 13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홈플러스 매장 5곳에 대해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을 추진중이다. 홈플러스 인수 직후 비정규직 구조조정에 이어 최근 직원들에게 실수시 해직처리하겠다는 '무관용 원칙' 교육을 실시하면서 내부 잡음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후 독립, 국내 투자 시장을 주물렀던 김 회장의 위기를 놓고 LG실트론으로 디폴트에 빠졌던 보고펀드의 추락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기업이 최근 경영과 회수에서 난항을 겪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인수금융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국내 1세대 사모펀드 대표주자인 김 회장이 최근 MBK파트너스의 위기를 극복해야만 외형을 키워 온 국내 PEF의 내실이 한단계 레벨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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