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뛰면서 인기 들썩…예금자보호 안되고 부가가치세 부담 등 꼼꼼히 따져봐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국제 금값이 브렉시트 우려로 또다시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금(金)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금이 엔화와 달러화와 함께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 투자는 높은 부가가치세와 변동성, 예금자 보호가 안되는 점 등 리스크가 있는 만큼 대체투자수단으로 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한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9.7달러(1.5%) 급등한 1358.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로 브렉시트 투표 직전일(6월22일, 1272.5달러)과 견줘 6.77%가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 거래소의 금값도 뛰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KRX)금시장에서 금 가격은 1g당 4만9750원에 장을 마감해 사흘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시장 개설 이후 최초로 1g당 5만원을 넘어섰었다.
이처럼 금값이 급등한 것은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간밤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된 것 역시 금값 상승에 재료가 됐다.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금 적립 계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 중 골드뱅킹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4571억원에서 6월말 기준 4679억원으로 석달만에 100억원 이상 늘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골드뱅킹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올랐다고해서 금투자에 무조건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과 관련된 상품들은 이율이 꾸준히 나오는 상품이 아니라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대체투자용으로 권하는 상품"이라면서 "가격의 변동성도 심해 올인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가져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대 수익률을 높게 잡지 않고 금에 대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골드바 등 현물에 직접 투자할 때 수수료 부담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값은 '안전자산'이라 부르기 어려울 만큼 변동성이 심하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2~2014년간 금의 연간 가격 변동성은 S&P500지수 변동성을 뛰어넘었다. 경기가 부진했던 2013년에 금값은 온스당 최저 1179.40달러에서 최고 1697.80까지 43.95% 폭을 오갔다. 이 해 금 가격 변동성(하루 수익률의 표준편차)은 20.73으로 S&P500(11.35)와 독일닥스지수(14.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16)보다 더 컸다.
금 가격이 크게 뛰더라도 되팔기 위해선 높은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금은 통상 15% 이상의 가격이 뛰어야 이득을 볼 수 있는데 차익실현을 할 때 부가세 10%와 판매마진과 제조비 5%를 빼기 때문이다.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예금과 달리 원금을 잃고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값은 유사현금이긴 하지만 매매차익 외에 이자 등 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품이란 점도 투자시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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