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휴가 이유 묻지 마세요. 근무시간 끝나면 카톡도 하지 마세요."
정부와 경제5단체가 퇴근 후 업무전화ㆍ문자ㆍ카톡 사용을 자제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일ㆍ가정 양립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오전 서울고용센터에서 관계부처, 경제5단체, 여성경제인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일가정 양립 민관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민관공동 캠페인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일ㆍ가정 양립 조직문화 만들기' 캠페인은 ▲휴가사유 없애기 ▲근무시간 외 전화ㆍ문자ㆍ카톡 사용자제 ▲5가지 일ㆍ가정양립 저해어(語)와 권장어 선정ㆍ공유 ▲최고경영자(CEO) 직접참여 기업문화 개선 등 4가지로 추진된다.
먼저 휴가사유 없애기는 대다수 근로자들이 휴가 신청서에 사유를 적으며 사내 눈치를 보게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경제5단체가 직장인 503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1.7%가 휴가사유를 실제와 다르게 적어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근무시간 외 업무전화와 문자, 카톡도 자제하도록 했다. 특히 개인차원에서 연락을 거부하는 경우 무례하게 비춰지는 등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기관차원의 공동응답문자를 개발ㆍ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무시간 외 업무연락에 대해서는 내부규정 상 부득이 응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는 내용 등이 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ㆍ가정 양립을 권장하거나 저해하는 언어도 선정해 캠페인에 활용할 방침이다. '퇴근할 때 인사하지맙시다', '휴가 좀 써' 등이 대표적 권장어로 꼽힌다. 반면 저해어는 갑작스런 회식 제안과 함께 '저녁만 먹고 가', 휴가 결재 시 '휴가가서 뭐하려고' 등이다.
이밖에 민관협의회는 일ㆍ가정 양립이 실질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기업문화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판단, 중소기업 CEO 등의 릴레이 동참 등도 전개하기로 했다.
고영선 고용부 차관은 "근로자들이 눈치보지 않고 당당하게 각종 일ㆍ가정 양립 관련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관협의회에서는 출산ㆍ육아 등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지원 강화방안도 논의됐다. 전환형 시간선택제, 남성 육아휴직, 육아기 대체인력채용 활성화, 직장 어린이집 설치 확대 등이 골자다. 정부는 남성 육아휴직이 0명인 부진사업장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활용을 적극 독려하고, 올해 직장어린이집 의무이행률을 60%까지 높이기로 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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