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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MBK의 굴욕]씨앤앰 인수금융 이자만 年 1600억…무리한 차입매수 부메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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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서 '승자의 저주' 빠진 토종 사모펀드
-MBK, 씨앤앰 매각가 3조3000억원 돼야 본전 회수 가능
-2012년 인수한 네파, 지난해 영업이익 2억원. 지난해 인수한 홈플러스도 2년째 적자
-매물 내놔도 불황에 인수기업 못찾아. 덩치 키우기보다 경영능력·건전성 먼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최서연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가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는 씨앤앰(현 딜라이브) 인수시 조달한 인수금융(LBO)이 디폴트(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운용 건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씨앤앰 외에도 네파, HK저축은행 등을 무리한 빚을 내 인수했지만 최근 업종 불황, 국내외 경기 침체와 인수합병(M&A) 시장 환경 변화 등으로 매각에 난항을 겪으면서 토종 PEF의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가 씨앤앰 인수를 위해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총 4761억3700만원을 이자비용으로 지급했다(연결 기준).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4357억8300만원이 누적됐다.


MBK의 씨앤앰 인수가격은 2조3000억원이다. MBK측은 이 중 60%인 1조4000억원을 LBO로 조달했다. 2012년부터 3년간 4761억원 이상 이자를 지급한 것을 감안하면 연평균 이자비용만 1600억원에 육박한다. 씨앤앰을 2007년 인수했으니 최소 1조원 이상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볼 수 있다. MBK측으로서는 씨앤앰 인수가에 그동안 지급한 이자까지 합하면 매각가가 적어도 3조3000억원은 돼야 본전 회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씨앤앰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대말까지 급성장한 케이블TV업계가 2012년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씨앤앰 영업이익이 2012년 1600억원에서 2015년 739억원으로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결국 MBK는 씨앤앰 인수금융 디폴트 위기 직전까지 갔다가 고비를 넘겼다.


네파도 발목을 잡고 있다. MBK는 2012년 아웃도어 의류업체 네파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면서 이 중 50%인 5000억원을 LBO를 통해 조달했다. 아웃도어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2012년 매출 2635억원, 영업이익 926억원이었던 네파는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억원, 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09년 인수한 철강구조물 제조회사인 영화엔지니어링도 국내외 건설 경기 불황으로 2009년 영업이익 188억원에서 2015년 영업손실 126억원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실적이 악화되다 보니 매각 작업도 난항에 빠졌다. 인수 대상자를 찾아도 매각가 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MBK는 지난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씨앤앰 매각에 실패하면서 9년째 씨앤앰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최근 MBK의 수난은 국내 PEF가 LBO를 할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고 지적한다. 경영 능력과 투자금 회수 능력에서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빚을 내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막대한 이자 부담, 인수 기업의 업종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및 기업가치 하락으로 운용 건전성에서 부실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배당, 구조조정으로 단기 현금 창출과 투자금 조기 회수에 집중하는 PEF의 문제점도 고스란히 노출됐다.


MBK가 지난해 9월 국내 대형마트업계 2위인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인 이 딜에서 MBK는 LBO를 통해 매입가의 70%인 5조원을 차입했다. 매년 2000억원 이상을 이자로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인수하자마자 실적도 나빠졌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6조7468억원, 영업손실 1490억원을 기록해 13년만에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903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다. 현재 MBK는 홈플러스 5개 매장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방침이지만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PEF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매수가 아니라 매도라고 지적한다. 매수 시장에서는 빚을 내서라도 기업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지만 매도 시장에서는 시장 상황은 물론 기업 가치 개선, 매각가 산정, 매각 대상자 선정 등 더 많은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토종 PEF가 '승자의 저주'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난 10여년동안 60조원 규모로 외형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PEF의 진짜 실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경영 능력과 자금회수 능력에서 내실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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