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폭발하는데 생산량 그대로…도매가 1년새 27% 급등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김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과 일본인 관광객들의 쇼핑품목으로 꼽히는 김은 최근 건강 먹을거리로 꼽히면서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하지만 생산량은 답보상태로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김 소비가 생산 속도에 크게 못 미쳐 가격급락이 초래됐지만 현재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24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23일 기준 김(1속) 소매가는 8614원, 도매가는 5380원으로, 이는 작년보다 각각 15.5%, 27.5% 오른 수준이다. 판매 채널에 따른 거래가격도 작년보다 증가했다. 올해 6월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에서는 김(1속)이 작년보다 각각 18%, 14% 오른 수준인 6619원, 1만227원에 거래됐다.
김 가격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수요 대비 생산량 부족이 꼽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연도별 김 생산량은 2014년 1억3500만속, 2015년 1억2800만속, 2016년 1억2750만속으로 매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양식시설량도 마찬가지.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최근 5개년 양식시설량은 2011년 76만8000책, 2012년 77만5000책, 2013년 74만3000책, 2014년 76만1000책, 2015년 78만1000책이다.
반면 김 수요는 지속 증가세다.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으면서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우커와 일본인 관광객들의 쇼핑 리스트에 올라와있을 정도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 KMI에 따르면 김 수출량은 연평균 25%씩 성장해 2009년 1억 달러도 안됐던 규모가 2015년 5억 달러로 성장했다. 올해는 주요 생산지 중 하나인 일본이 자국내 작황상황이 안좋아지면서 한국의 김 수입량을 늘렸다. 해수부 관계자는 "김은 쿼터제로 일본에 수출되고 있는데, 올해 계약 물량은 88%에 달한다"며 "최근 3년간 평균 80%를 넘기 힘들었던 실정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어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매수세력이 몰린 점도 또 다른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2016년산 김 생산량은 지난 2월까지 작년 수준에 못 미치다 3월에서야 회복했고, 이 시점에 매수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저장성이 높은 상품인 탓에 판매자간 물량 확보전도 치열한다는 게 해수부측 설명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올해 김 생산량은 작년에 비해 0.5%밖에 줄지 않았는데 산지가격 등은 30% 이상 올랐다"며 "공급은 그대로인데 수요는 크게 증가해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서는 김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해조류 사업 면허를 10%가량 허용했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드러냈다. 시설량 증가가 김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가격 조절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백은영 KMI 연구원은 "김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가 해조류 사업 면허를 10% 허용해줬지만, 생산설비를 늘린다고 해서 가격을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 개입보다는 양적생산에서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품질을 향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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