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전북 남원의 서남대학교 의대가 이르면 2018년 입시부터 폐과 가능성이 검토되면서 이 대학 정원을 차지하기 위한 의과대학들의 치열한 물밑 각축전이 한창이다.
일반적으로 각 대학이 모집정원을 정하는 다른 전공과 달리, 의대는 보건복지부가 의료인력 수급 전망에 총 모집정원을 정해 놓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서 의대 신설이나 증원을 통해 그만큼의 신입생을 더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남대 의대 재학생은 294명, 내년 입학정원은 49명이다.
교육부는 이달 초 서남대 옛 재단이 내놓은 의대 폐과를 포함한 자구 계획안을 검토해 하반기 중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자구안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그동안 대표적인 부실 의대로 꼽혀온 만큼 서남대의 자진 퇴출이 부실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서남대 대학본부와 교수협의회 등은 옛 재단이 오히려 학교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전북 전주을)을 비롯한 이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도 폐과에 반대하며 학교 정상화 방안을 모색중이다.
반면 전남 순천시와 목포시의 경우 숙원사업인 의대 신설 추진의 호재로 보고 있다. 인구 대비 의대 정원이 적은 지역 상황을 고려해 폐과되는 서남대 의대의 정원을 우선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의대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순천대와 목포대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의대 유치에 협력하기로 하다 최근 단독 유치로 선회,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의대 유치가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질 경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의예과 정원이 비교적 적은 다른 지역의 대학과 아예 의예과가 없는 서울 소재 대학들도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폐과가 결정될 경우 현재 서남대 의대 재학생들은 특별편입학 원칙에 따라 전북대와 원광대, 조선대와 전남대 등으로 우선 편입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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