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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셔틀'에 의사여친에 꽃배달…Y제약 영업맨의 감성영업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9초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부의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리베이트 방식이 더욱 음성적으로 진화하고,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의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예 수준'의 감성영업까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제약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종암경찰서는 전날 중소제약사 Y제약의 대표 등 임직원 161명과 300만원 이상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292명, 사무장 38명 등 491명을 적발해 검찰에 기소했다. Y제약은 201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년 가까이 총 45억원 상당의 현금을 의사들에게 뿌렸다.

리베이트가 적발된 의약품을 건강보험에서 제외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실시된 지난 2014년 7월 이후에도 계속 리베이틀 벌인 것이다. 리베이트를 한 의약품만 40~50개에 달한다.


특히 Y제약 영업맨들이 병원의 담당의사와 친밀감을 쌓기 위해 의사와 가족들의 수족을 자청했다. 아침마다 병원에 빵을 배달하거나 주말에는 의사와 함께 교회를 갔다. 의사의 휴대전화 개통부터 의사 여자친구에게 선물 전달, 차량정비, 수도꼭지 교체 등의 업무를 처리해줬다. 의사 자녀를 학교에서 대신 데려오거나 술값을 대신 내주기 위한 술자리 동석은 감성영업의 기본 중에 기본이었다.

의약품에 대한 금전적인 리베이트 방식은 상품권을 사용해 수사망을 피했다. 영업사원들은 지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회사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후 되팔거나, 직접 인터넷 오픈마켓에 상품을 올려 법인카드로 결제한 뒤 현금화해 리베이트용 현금을 마련했다. 업체를 이같은 현금은 Y제약 의약품의 처방금액의 5~750%까지 의사에게 직접 전달됐다. 또 대행업체를 통해 의약품 관련 리서치를 진해한 뒤 수당 명목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Y제약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971억원, 판매관리비는 절반이 넘는 466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 한해 접대비로만 53억원을 썼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29억원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의사들을 조사한 결과 다른 제약사들이 연루된 정황도 있다"면서 "추가적은 조사가 필요한 만큼 다른 제약업계로 수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된 이후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강화하는 등 자정 노력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리베이트에 적발된 제약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소형제약사 파마킹이 역대 최고금액인 56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됐다. 지금까지 리베이트 최고금액은 2014년 적발된 동화약품의 46억8000만원이었다. 같은달 전주 J병원 원장도 리베이트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위사를 포함해 29개 제약사가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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