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아시아금융포럼 '美 금리인상, 경제지형 어떻게 바뀌나' 패널토론
6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낮지만 국제적 공조 중장기적으로 필요
부풀어오른 외화부채…유동성 악화·실업률 증가로 이어져
자금유출·달러절상·환율변동성 여파 등 中 경제 타격 클 듯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의 유동성 악화와 급격한 환율 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흥국들은 단기적,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23일 '2016 서울아시아금융포럼(SAFF)'에서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경제 지형 어떻게 바뀌나'를 주제로 열린 패널토론에 참석한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개별국가들의 정책과 국제적 공조가 함께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6월에 당장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미국의 6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패널토론에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박광우 카이스트(KAIST) 금융전문대학원 교수, 하산 나크비(Hassan Naqvi)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닝 주(Ning Zhu) 상하이교통대학교 고급금융학원(SAIF) 부총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나크비 교수는 "그동안 미국의 저금리 기조 속에 수많은 신흥국 시장 기업들이 달러외화부채를 계속 늘렸고 이제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면 신흥국 기업들이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신흥국 경제 전반에 실업률 늘고, 소비가 주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주 부총장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예전에 비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크게 노출돼있는데 특히 중국의 가계, 기업들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에 대비할 준비가 안 돼있다"며 "아직도 중국의 가계와 기업들의 관심이 중국 내 부동산이나 기타 자산에 대부분 몰려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통화가 5~10% 정도 평가절하됐을 때 중국 경제는 매우 큰 타격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다른 신흥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으로 참여한 윤 선임연구위원도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투자자들이 당분간 신흥국에서 자금유출을 계속하면서 신흥국 시장 환경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에서 신흥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의 경기회복이 신흥시장의 침체분위기를 보상하고 남을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문가들은 대내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경제구조개혁을 지속시키고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 교수는 "지난 2004년 미국이 2년에 걸쳐 금리를 4% 포인트 이상 급격히 인상한 시기에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는 중국경제의 두자릿수 성장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이룬 사례도 있다"며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된다면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기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 부총장은 "신흥국 경제가 커지면서 글로벌 경제에 더 많은 이해관계를 갖게된만큼 선진국들도 신흥국의 입장을 더 경청해야할 것"이라며 "중국은 아시아지역의 공동화폐 출범과 이를 미국 달러에 대항할 수 있는 대체 화폐로 키울 것을 검토 중이며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공조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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