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노동행위 판단한 원심 확정 판결…버스업체 대표, 선고유예 전력 고려돼 벌금형 처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과다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운수업체 대표가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박병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버스운송업체 대표 4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선고유예와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동종범죄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A씨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다른 버스업체 대표들은 선고유예가 선고됐다.
A씨는 전북지역 자동차노동조합 지부장 B씨에게 일반 근로자보다 27% 많은 임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용자가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를 활용해 노조 관리와 운영을 위한 일정시간은 근로한 것을 인정해 임금 지원이 가능하다.
대법원은 타임오프 제도를 악용해 노조전임자에게 과다한 근로시간을 인정할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유사 사건에서 사용자의 노조개입 의사와 관계없이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번에도 법원은 A씨를 비롯한 버스업체 대표들의 행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다만 1심은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2심은 다른 업체 대표와 달리 A씨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고,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없는 점은 인정되나, 동종 범죄로 기소유예,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단체협약 등 노사 간 합의에 의한 경우라도 타당한 근거 없이 과다하게 책정된 급여를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사용자의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서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라며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