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1.0%↑..신선식품 상승폭 2013년 1월 이후 최고 수준 유지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월比 0.5%p↓..기재부 "서민 체감물가 안정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가 201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는 등 장바구니 물가 급등에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여전한 모습이다. 다만 정부는 "생활물가지수 상승폭이 둔화하는 등 체감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낙관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앞서 재작년 12월부터 11개월째 0%대를 이어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0%를 나타냈고 12월에는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1.3%를 기록했다가 올해 1월(0.8%) 다시 0%대로 내려갔다. 2월(1.3%) 들어 다시 회복한 1%대에 3월 간신히 턱걸이한 모습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이보다 더 높을 여지가 많다.
서민들이 자주 구매하는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전체 물가상승률에서 0.40%의 기여도를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한파·폭설 등 기상 악화, 설 명절 대형마트 할인 종료 등으로 2월(5.6%)에 이어 5%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1월 상승률은 2.4%였다
세부 품목별로는 양파가 99.1% 급등했고 배추(86.5%), 파(49.8%), 마늘(47.1%), 무(35.9%)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채소, 과일, 어패류 등 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1개 품목을 묶어놓은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9.7% 올라 전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는 2013년 1월(1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마늘, 생강 등 기타신선식품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2.3%에 달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4% 올랐다. 2014년 7월(1.4%) 이후 최고치였던 2월 상승률(0.9%)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일부 농산물 품목의 가격이 올랐지만 천재지변 탓이 커 추세적 상승세로 보긴 힘들다"며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142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 측면에선 좋은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에 서민들의 체감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석유류 제품 가격은 1년 전보다 12.4% 감소했다. 2월(8.0%)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전체 물가상승률에서는 -0.52%포인트의 기여도를 보였다.
반면 서비스물가 상승폭은 2.3%에 이르며 전체 물가를 1.28%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였다. 집세는 2.9% 올랐고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는 각각 2.1%, 2.2% 상승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1.9% 올랐다.
한편 정부는 올해산 채소가 출하되는 4월 말까지 할인, 비축물량 방출 등 농산물 수급·가격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추·무의 경우 수매 비축 및 계약 재배 물량을 도매시장에 집중 공급하고 출하장려금 등을 통해 민간 물량의 도매시장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또 4월 중순까지 농협 할인판매를 실시하는 동시에 학교·대기업과 협의해 대체 소비를 확대키로 했다.
양파·마늘은 저율관세할당(TRQ)을 적극 운용해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고 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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