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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화된 구제역·AI…예고된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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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육 발생으로 백신접종 꺼려
지난해 살처분으로 3000억 보상


만성화된 구제역·AI…예고된 人災 구제역 방역. 사진제공=광주시 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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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해에 이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던 동물 바이러스가 만성화되면서 '사후약방문식' 방역체계가 근본적으로 허술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북 김제와 고창에서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충남 천안과 공주 논산 홍성에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 충남에서만 18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현재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방역 당국은 전북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차량 등 매개체를 통해서 충남으로 옮겨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구제역이 일부 돼지농장 밀집단지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만큼 전국적인 전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AI는 지난 25일 경기 이천 오리농장에서 발생했다. 아직까지 추가 전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당 농장에 사료를 공급하고 새끼 오리를 공급받는 사업자 오리농장에 대한 검사가 다음달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 추가 발생 가능성은 남아있는 셈이다.


이번 AI는 작년 11월까지 국내 19개 시군에서 발생했던 바이러스 H5N8형으로 확인돼, 해외유입 보다는 국내에 남아있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제역과 AI 모두 국내 전염을 통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부주의한 방역이 이뤄졌거나 농장주의 무신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강화된 방역대책으로 구제역 등이 발생하면 해당 농장내 가축을 모두 살처분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하지만 구제역이 전북에서 충남으로 전파하고 있는 만큼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농장 자율에 맞기는 구제역 백신접종도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백신파동을 겪으며 올해부터 백신 2회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이상육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 농장주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


살처분에 대한 보상이 적극적인 방역작업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AI 발생으로 800여 농장에서 1937만여 마리가 살처분됐으며 이에 대한 보상금 등으로 2389억원 이상 지급됐다. 17만2800여마리를 살처분했던 구제역도 196개 농장에 683억원의 보상금이 주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하면 AI는 마리당 1만2000원, 구제역은 40만원 꼴이다.


한편 정부는 구제역과 AI발생 농장 인근 지역에 대한 일제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이날 구제역 가축방역 상황점검회의 갖고 방역상황을 점검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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