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이 판매를 개시하며 은행·증권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초반 성적표는 시원치 않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은행업종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6% 소폭 오르는 데 그쳤고, 증권업종 지수는 0.85% 하락 마감했다. 이들은 장초반 1.90%, 2.47% 씩 오르며 ISA의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었지만 장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잃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ISA가 은행·증권주 실적에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26.8%로 선진국(40~70%)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시행초기 국내 ISA시장 규모는 12조~14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수수료 수익은 약 1000억원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추산이다. 금융사간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경쟁을 감안한다면 실제 수익은 더 미미할 전망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작은 파이를 가지고 33개 금융사(증권 19사, 은행 14사)가 경쟁해야 한다"면서 "금융업에서 ISA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초기 신탁형 ISA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익증대 가능성을 낮추는 부분이다. ISA의 취급상품의 경우, 일임형(0.1~1%)과 신탁형(0.1~0.3%)으로 일임형의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의 위험회피성향과 수수료 부담 등을 고려한다면 국내 ISA 시장은 일임형보단 수수료가 낮은 신탁형 위주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은경완 LIG증권 연구원은 "은행과 증권사에서 상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보려면 수수료의 증대와 자산관리시장이 성장해야 한다"면서 "결국 ISA 효과를 보려면 일임형 ISA가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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