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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르네상스를 열자]"공장증설 돕겠다" 공무원들이 TF꾸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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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르네상스를 열자-3]美·日 제조업 유턴바람, 한국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자]"공장증설 돕겠다" 공무원들이 TF꾸린 이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5월 7일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 참석, 내빈들과 발파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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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요즘 일부 공무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평택과 파주, 이천, 충북 청주시 등의 공무원들은 지자체와 투자기업,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지역기업의 공장증설 지원에 여념이없다. 삼성 반도체공장이 건설되는 평택은 2014년 10월 착공 이전부터 이미 '삼성TF'를 가동해왔다.


시 관계자는 25일 "한파가 몰아치는 와주에도 공장현장을 둘러보고 현장 관리자와 지역주민 등의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평택지역입장에서는 삼성 반도체 공장이 건국 이래는 물론 향후에도 다시는 없을 최대 사업이라는 인식을 같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자]"공장증설 돕겠다" 공무원들이 TF꾸린 이유

◆삼성·SK·LG 투자에 지자체들 TF 가동= 경기도 파주시와 경기도 이천시도 각각 TF를 꾸려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의 생산라인 증설을 위한 모든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해 8월부터 경제통상국이 주축이 돼 청주시, SK하이닉스 등과 관련 기관 회의를 열고 TF를 가동했다. 이들은 전담팀을 구성해야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부지를 조성하는 게 수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부지는 물론이고 공업용수ㆍ전기 및 폐수 배출 시설 설치 등이 필요하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공장은 일반산업단지 수준의 시설 용량으로는 뒷받침할 수 없다. 충북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증설 용지를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행정ㆍ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투자를 유치한 인천시 송도는 삼성의 투자를 외국인투자유치처럼 기뻐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TF를 꾸려 '기업지원'에 나서는 것은 기업의 투자가 지역의 고용창출과 세수는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자]"공장증설 돕겠다" 공무원들이 TF꾸린 이유


◆첨단기업 투자에 고용·경제효과 막대= 2014년 10월 착공한 삼성 평택반도체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총 15만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과 40조원의 생산부가 효과가 발생한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에 2018년 첫 생산라인 가동을 목표로 신규 P10 공장 건설에 1조8400억원을 투자한다. P10 공장은 9세대 이상 초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과 플렉시블 OLED 라인으로 구성된 'OLED 중심 공장'으로 운영된다. 공장부지는 직전 공장인 P9보다 1.5배 큰 382m×265m(축구장 14개 크기) 규모며 100m 이상 높이로 건설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P10 공장에 향후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0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와 35만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10년간 반도체공장인 'M14'에 15조원, 이천ㆍ청주 공장 증설에 31조원 등 모두 4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천시와 청주시는 각각 31조원의 절반인 15조원 가량을 투자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발전연구원은 SK하이닉스 투자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는 48조36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수는 SK하이닉스와 협력사까지 감안하면 11만4200명으로 추정된다. 설영훈 충북발전연구원 창조산업연구부장은 "15조5000억원대의 SK하이닉스 투자 유치로 인한 신규 지역총생산(GRDP) 창출액은 충북 GRDP의 20%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떠난다는 광주는 침통= 다른 지자체들과 달리 광주시는 침통한 분위기다. 삼성은 최근 광주사업장의 3개 냉장고 생산라인 중 김치냉장고를 생산했던 1개 라인을 철거하고 베트남으로 이전키로 했다.


이전하는 생산라인은 현재 김치냉장고 수요가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유휴설비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생산라인 중 가장 설비가 오래되고 생산성이 떨어진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했다"며 "생산라인 이전으로 인한 인력감축이나 추가 생산라인 이전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삼성의 세탁기와 냉장고뿐만 아니라 광주사업장의 다른 생산라인 모두가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1989년 설립된 광주사업장에는 4900명이 근무하며 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생산해 연매출 4조8000억원을 올리고 있다. 광주 GRDP의 17.5%를 차지할 정도로 광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연간 지방세 납부액도 300억원에 달해 광주지역 사업체 중 1위다.


삼성이 지역경제를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이윤 추구를 최고로 여기는 기업이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수단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이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주방가전은 이미 중국이 중급 수준의 품질에 낮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국내에 사업장이 있을 경우 원ㆍ부자재 조달비용은 물론 인건비와 각종 행정ㆍ세제상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자]"공장증설 돕겠다" 공무원들이 TF꾸린 이유


◆제조업 공동화 우려 속 투자 걷어찬 지자체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와 같이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집약해야 하는 산업에서의 경쟁은 일반 산업에서의 경쟁과는 다르다. 관련 업체들이 특정 지역에 집적하는 이른바 클러스터화와 원ㆍ부자재의 안정적인 수급과 원가절감을 위해 수직형 계열화가 정착되고 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산업에서 저임금에 풍부한 노동력은 필요조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제조업의 달라진 변화를 읽지 못한 지자체에서는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기도 한다. 한국타이어는 2013년 9월 경북도와 상주시 등과 투자 협약을 맺고 2020년까지 2535억원을 투자해 상주 공검면 부지에 국내 최대 자동차 주행시험장과 연구기지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2014년 현 시장이 당선된 이후 공사계약 재검토 지시가 이뤄지고 그해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부지조성을 위한 설계용역을 진행한 한국타이어가 경북도와 상주시를 상대로 2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고 1심에서 경북도와 상주시가 60%인 13억원의 배상금을 책임져야 한다며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상주시 일부 시민단체가 재유치에 나선 상태지만 시가 소송에 항소키로 해 상황은 더욱 나빠진 상태다.


◆제조업 빠져나가는 韓…美ㆍ日은 유턴= 제조업 공동화가 심해지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과 일본에서는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이 돌아오고 있다. 포드는 멕시코에 있던 트럭 공장을 오하이오주로,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와 제너럴 일렉트릭(GE),애플이 미국으로 유턴했다.


미국 리쇼어링재단은 최근 6년간(2010~2015) 해외기업의 유턴으로만 24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도요타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각각 생산하던 캠리와 렉서스 일부 차종을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다. 닛산, 혼다 등도 미국, 멕시코, 중국, 베트남 등의 생산기지를 본토로 유턴했다.


전자 업체인 파나소닉이 전자레인지와 에어컨, 히타치가 에어컨 등의 생산지를 중국에서 일본으로 옮겼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제조업의 달라진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이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규모가 늘면서 국내 양질의 일자리가 연간 2만4000여개 사라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현지시장이나 제3국 진출을 위한 투자가 늘어난 데 반해 국내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국내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선진국이 리쇼어링 정책 등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데 반해 한국은 '메이드인 코리아'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로의 정책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생산방식ㆍ제품 및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 제조업 신 트렌드 적응에 한계를 나타낸다"면서 "생산시설의 해외이전과 같이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단기적 가격경쟁력 확보 정책을 지양하고, 더 나아기 기존 세제혜택 지원에 더해 규제ㆍ기술ㆍ인력 등과 정책패키지 형태로 지원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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