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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심장을 가다]현대제철 당진, 제네시스EQ900 강판제작 24시간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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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장력강판 생산시설 1개 더 늘리며 연간생산 350만톤으로 확대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 특화


[당진(충남)=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한파가 몰아친 22일 방문한 현대제철 당진 생산기지 안의 제2냉연공장. 이달부터 가동된 고급차 강판 신규설비(No.2 CGL)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420도의 액체상태 아연이 담긴 아연포트 앞. 무광 상태의 코일이 몸을 담구고 나오자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짝반짝해졌다. 아연도금은 고급차 강판에 녹이 슬지 않도록 한기 위한 과정이다.


총 길이 500m, 높이 69m에 이르는 거대한 설비에서 하루 1370t(연간50만t)의 초고장력강판이 24시간 내내 생산된다. 단순 계산하면 제네시스 EQ900을 하루에 1500대(연간 55만대) 정도 만들 수 있는 물량이다. 고급차는 차 한 대를 만드는데 강판 900kg이 필요하다. 제네시스 EQ900의 경우 차체의 51.7%가 초고장력강판으로 만들어진다.

제네시스 EQ900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당진공장도 바빠졌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모델인 EQ900는 지난해 12월 첫 출시 이후 현재 1만3000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 있다. 올 상반기 북미지역에 수출할 EQ900이 생산될 예정이어서 현대차는 EQ900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1만6000대에서 3만2000대로 2배 늘리기로 했다. EQ900에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도 24시간 가동체제에 들어갔지만 최고수준의 품질 유지를 자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강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고급차 강판 생산을 위한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해까지 현대제철 당진 공장이 보유한 고급차 강판 설비는 총 다섯개. 이곳에서 초고장력강판을 연간 300만t을 생산했다.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295억원을 들여 생산 시설이 하나 더 늘면서 현대제철의 고급차 강판 연 생산량은 350만t으로 늘어났다.

고급차 강판 설비의 시작점에는 초대형 두루마리 휴지처럼 생긴 냉연코일이 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 줄줄이 주입되고 있었다. 냉연코일은 가열로에서 최대 950도 열처리된 다음 냉각로에서 식혀, 아연포트에서 도금이 된 후 얇게 펴는 압연기를 거쳐 초고장력 강판으로 탄생된다. 강판의 두께는 0.3~2.35mm, 폭은 800~1650mm까지 다양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여기서 생산된 강판을 잘라 1mm 굵기의 철사로 만들면 80kg 무게를 버틸 수 있다"며 "고급차 강판 설비 원리는 마치 대장장이들이 담금질을 해서 더 단단하고 성형하기 쉬운 철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초고장력 강판은 다시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려 20t단위로 포장돼 제품으로 나온다. 냉연공장 옆 저장창고에는 자동차로 변신되길 기다리는 제품 수천개가 쌓여있다. 강판은 스틸서비스 센터에서 절단 된 뒤 현대자동차 공장으로 운송된다.


냉연공장은 초고장력 강판 품질을 위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다른 공장들과는 달리 이곳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다. 공장 주변 먼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벌레도 조심해야한다. 공장 곳곳에 벌레퇴치 기구가 갖춰져 있고, 입구마다 '벌레조심'이라는 문패도 달았다. 최종제품을 만드는 곳이라 강판 위에 미세한 먼지나 벌레라도 들어가면 눈에 바로 보여서 불량 제품이 되기 때문이다.


설비를 조종ㆍ관리하는 현대제철 관계자는 "여기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현대차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무겁다"고 전했다.


당진제철소는 '자동차 소재 전문제철소'로 거듭나고 있다. 제철소 동쪽에는 특수강 공장이 다음달부터 가동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특수강은 엔진, 변속기와 같은 자동차 핵심부품에 사용되는 소재다. 고강도와 내마모성이 중요하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제품인 특수강을 연산 10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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