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위안화 가치 하루새 0.51% 절하…나흘 만에 절하폭 0.94%
WSJ "中, 위안화 통제력 잃고 있다" 지적
역내외 환율 격차, 개장 이래 최대치로 벌어져
中 외환 당국, 환율 정책 딜레마
수출 통한 경기 부양 vs. 위안화 약세로 인한 자본 유출
[아시아경제 김혜원] 중국 위안화 절하 속도가 예상 외로 빨라져 외환 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 수출을 통한 경기 부양과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위안화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중국의 위안화 통제력 상실 논란은 전날 역내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 격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지면서 불 붙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일에도 위안화 절하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하루에만 위안화 가치를 0.51% 떨어뜨리면서 나흘 만에 절하 폭이 0.94%로 커졌다.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2011년 3월 이래 5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문제는 홍콩 역외시장의 위안화 환율 상승 속도와 폭이다. 전날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7310위안까지 치솟아 2010년 개장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에만 1% 이상 환율이 올랐다. 역내외 환율 격차는 신기록을 경신했다.
위안화 환율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신시아 웡 신흥국 거래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위안화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며 "외환시장의 흐름은 위안화의 추가 하락에만 베팅하는 '일방통행'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자주 개입할수록 위안화 환율에 대한 통제력을 더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아태 지역 증시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투자자 모임에서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고 전했다. 역내외 환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위안화 절하에 나서야 하지만 이미 진행 중인 자본 유출 속도 역시 빨라져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환율 변동 폭을 제한하고 개입하는 방식은 변동성을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결국 중국은 현재의 제도를 유지할지, 시장에 맡기는 변동환율제로 갈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FT를 통해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